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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인적인 집념의 복서|두뇌명석 명랑한 성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홍수환(27)은 현역「복서」중 두뇌가 가장 명석하고 근성 있는 「복서」로 유명하다.
그는 71년8월 문정호를 4회 KO로 뉘어 한국 「밴텀」급 「타이틀」을 얻은 후 72년6월4일 「알·디아스」(필리핀)를 판정으로 이겨 동양왕좌에 올랐다.
그 이후 74년7월4일 남아연방「더번」에서 「아놀드·테일러」를 이기고 세계「밴텀」급 왕좌가 된 후 일약 세계적인「복서」로 명성을 날렸다.
서울 중앙고를 2년 중퇴한 그는 음악을 좋아하고 발랄한 외향성의 명랑한 성격인데다 때로는 신경질적이어서 가끔 오해를 받기도 한다.
그가 75년 「멕시코」의「사모라」에게 「타이틀」을 잃고 또 작년 인천에서 그에게 도전한 것이 무산되자 한때는 굉장한 잡음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잡음 속에서도 홍수환은 끈질기게 권투를 계속했다.
작년 「사모라」와의 「리턴·매치」의 좌절은 홍수환 시대의 종언을 고하는 듯 했다.
그러나 홍수환은 「복싱」의 집념을 키우기 위해 「하와이」에 원정, 시야를 넓혔고 「주니어·페더」급이 신설되자 염동균에 이어「다나까·후우따로」를 차례로 물리쳐 마침내 결정전에까지 진출했다.
부인 이진희씨(22)도 정은(4) 지은(2)등 두 딸을 데리고 남편의 선수권 탈취를 위해 숨도 크게 못 쉬며 그의 뒷바라지하기에 아녀자의 슬픔을 나타낼 틈도 없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오늘의 영광을 안게 한 것은 그의 초인간적인 집념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언제나 이렇게 말했다.
『「프로·복서」는 돈과 명예를 위해 싸우는 것인만큼 「팬」들에게 실망주지 않는 「파이팅」을 해야한다. 나는 이 「프로」의 철학을 어느 누구보다도 투철하게 실천해 갈 뿐이다.』<노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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