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송「시스팀」에 허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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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이리=임시취재반】이리역 화약열차사고를 조사중인 4부합동조사단은 14일 이번 사고의 근본원인이 화약운수「시스팀」의 허점에 있는 것으로 밝혀내고 수사를 운수「시스팀」전반으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조사단은 14일 서울 인천 대전 광주 논산 등지에 조사단을 급파, 철도청·한국화약 등 관계자들에 대한 광범한 수사에 착수했다.
한 수사관계자는 많은 인명피해를 낸 이번 사고의 원인이 현행 운수 「시스팀」의 만성적인 타성에 있음이 밝혀진 이상 수사는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밝히고 관계자들의 직무유기나 책임소재가 밝혀지는 대로 모두 입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철도당국이 화차의 운송시간을 지연시켜 급행료를 받아왔다는 혐의도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14일 사고화차의 차장이었던 대전열차사무소소속 정현종씨와 대전역 화물담당조역 이문성씨(40)를 연행조사 했으며 현장목격자인 이리역 조차수 김하곤씨(38), 신호수 마준걸씨(40), 조역 채희석씨(49) 등을 불러 증언을 들었다.
조사단은 사고화차의 차장 정현종씨로부터 사고후 대전역 조역에게 『화차에 호송인이 못 타게 되어있는데 이 사실을 어떻게 이야기하느냐』고 묻자 『당신과 함께 있었다고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조사단이 그동안 조사한 결과 현행 운수 「시스팀」의 허점으로 드러난 점은 화약 등 위험물을 운송할 경우 ▲철도원의 감독아래 폭발이나 인화하지 않도록 하는 포장을 하고 ▲화약을 실은 화차는 빨간색으로 위험표지를 하게 돼 있으며 ▲역구내에서 화차가 대기할 경우 별도의 위험물 대기나 입환 대기선에 세우고 다른 열차의 접근을 일체 금지토록 하는 위험물수송안전수칙이 전혀 지켜지지 앉은 채 일반화물과 함께 취급돼 왔다는 것이다.
또 도착지까지의 직송열차에 의한 운송과 화약차 전후에 1량 이상의 빈차를 연결하고 경유지역에서의 안전점검 등 철도운송 규정이 전혀 이행되지 않고 있음이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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