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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알선해 부자된 벤츠가족

중앙일보

입력

가족중 직업이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모두 165㎡(50평)짜리 아파트에 살면서 벤츠나 BMW 승용차를 타고 다녔다. 명품관에서 한번에 수백만원어치의 수입 브랜드를 구입하는 백화점 VIP회원이었다. 주민들은 '땅 부자'로 알고 있었다고 한다. 출장 마사지를 가장한 성매매 알선 조직을 운영하다 15일 경찰에 붙잡힌 박모(51)씨 가족이 이랬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박씨와 그의 딸(32), 사위 배모(30)씨는 2009년부터 '출장 성매매 알선'을 했다. 여러 차례 성매매 알선을 해본 박씨가 아이디어를 냈다. '대리운전 업체'처럼 전화를 받는 팀과 성매매 여성 담당 운전기사, 전단지를 뿌리는 배포팀을 꾸렸다. 성매매 여성은 콜기사와 팀을 이루도록 했다. 경찰은 "성매매 여성이 경찰에 붙잡혀도 팀을 이룬 콜기사까지만 적발되도록 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모델'이라는 상호를 만든 박씨 가족은 대구 남구 한 아파트에 콜센터를 차렸다. 박씨와 평소 알고 지내던 윤모(여·42)씨가 전화 주문을 받아 기사에게 연결했다. 김모(45)씨 등 3명으로 구성된 전단지 배포팀도 가동됐다. 1회 성매매 비용은 15만원. 이중 7만원은 박씨 가족이, 2만원은 콜기사, 4만원은 성매매 여성의 몫으로 정했다. 나머지 2만원은 콜센터 비용과 전단지 제작비 등에 쓰기로 했다. 박씨 가족은 최근까지 5년4개월간 성매매 알선으로 28억8000만원의 이익을 챙겼다.

대구경찰청은 박씨 등 19명을 붙잡아 박씨와 사위 배씨, 돈을 수금한 전모(41)씨를 성매매 알선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박씨의 딸과 콜센터 운영자 윤씨, 성매매여성 등 16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수만명에 이르는 성매수남의 신원 확인 작업을 하는 한편 추가 수익금이 있는지도 캐고 있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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