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아내 정감 어리게 그려 TBC『두 남 편』|에베레스트정복 신속보도 KBS『보도특집』|실명사용은 극적 효과 우감 MBC『공폭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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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TBC-TV의 화요「드라마」 『부부』「시리즈」(하오10시35분)는 지금까지 도시에 살고있는 지식충의 부부이야기를 주로 다루어 왔다. 그런데 지난 주에 방영된·『두 남편』(장편) 은 어촌을 배경으로 가난한 어부가정을 소재로 하여 새로운 흥미를 끌었다. 바다로 나간 남편이 돌아오지 않는 어려운 살림살이 속에서 시부모를 섬기며 알뜰히 살아가던 젊은 며느리가 2년 후에 재가를 하게 되지만 전 남펀과 시부모를 잊지 못해 하는 착하고 어진 여인상을 그렸다.
그리고 모처럼 찾아온 며느리를 마음속으로는 무척 기쁘면서도 당장 쫓아 보내는 시부모의 고운 인정 등이 담담한 흐름 속에 정감이 넘치게 그려졌다. 죽은 줄 알았던 남편이 나타나는데서 전편은 끝났지만 후편이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하다. 도시에서 보다는 오히려 농어촌에서 진정한「한국인상」 이나 한국적 정서를 찾을 수 있다고 여겨진다.
○…KBS-TV는 세계최고봉인 「에베레스트」정상 정복에 나선 한국원정대가 마침내 모든 고난을 극복하고 8천8백48m 꼭대기에 태극기를 꽂았다는 소식이 전해진 날밤에 재빨리 『보도특집』(토·하오9시30분)을 방영했다, 이것은 때를 놓치지 않은 적시의 기회.
1차 공격에서 실패했으나 굴하지 않고 기어이 정상에 올라섰다는 점,「에베레스트」등반사상 유례 없는 쾌속전진이었다는 점등 몇 가지의 세계신기록을 수립한 일대 쾌사인 만큼 온 국민의 기쁨과 관심이 한층 더 컸다.
따라서 한국등반대가 만년설을 밟으며 정장을 향해 전진하는 모습을 담은 화면은 시청자들에게 특별한 감회를 안겨주었다. TV방송이 모든 「매스컴」 중에서 가장 강대한 힘을 발휘한다는 점이 바로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며 긴 안목으로 그런 기획이 꾸준히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MBC-TV의『113수사본부』 (토·하오8시20분)는 『공포의 여로』라는 제목으로 온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백건자·윤정희 부부납치미수사건을 전 후 편으로 나누어 방영함으로써 주목을 끌었다. 모든「매스컴」 이 대대적으로 보도한 사건이므로 시청자는 누구나 사건의 전말을 알고 있는 터지만 그것이 과연 TV화면에서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 하고 몹시 궁금한 마음으로 지켜보았으리라고 생각 된다.
일반에게 공개된 수 없는 수사요원들의 추적과「나래이터」가 곁들인 입체적인 구성으로 사건을「리얼」 하게 재현시키려는 의도는 어느 정도 인정하지만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본명 그대로 사용한 것은 극적 효과 면에서도 오히려 시청자의 상상력을 막은 역효과를 낳게 한「미스」였다고 볼 수 있겠다(이 「드라마」는 전편이 방영된 뒤 백· 윤 부부가 사생활 침해란 이유로 방륜에 MBC를 제소했고 방륜은 하편의 방영을 숭지 하도톡 했으나 MBC는 이를 무시, 백·윤 부부에게 사과한다는 자막만을 내고 다시 실명그대로 방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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