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야와 차원서 검토할 단계|급격한 주변 변화 겪은 한일 협력 관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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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강용식 특파원】제9차 한일 각료회의가 5일 상오 일본 외무성 회의실에서 남덕우 부총리와 구산 일 외상이 이끄는 각각 7명의 양측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개막됐다. 남덕우 한국측 수석대표는 개회사를 통해 75년 9월의 서울 회의 이후 2년간 한일 양국을 둘러싼 동북「아시아」정세에는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던 만큼 『급격한 변화를 배경으로 하여 양국간의 협력 관계를 새로운 시야와 차원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전제하면서 이번 회의에서 『양국 및 양국을 둘러싼 제반 정세에 관해 의견을 교환하고 새로운 정세가 양국에 요구하고 있는 과제와 협력 방안, 그리고 몇 가지의 현안 문제 등에 관해 진지하게 토의해야 할 것』이라고 연설했다.
남덕우 부총리는 경제 문제에 관한 비공개 회의에서 ①만성적인 무역 불균형 시정을 위한 상호 보완적인 제휴 방안 ②농업 개발 사회 간접 자원 확충을 위한 공공 차관 공여의 확대 ③민간 「베이스」에서 중화학 공업 분야의 자본 협력 확대 등 5개 항목을 일본에 요청했다.
이에 앞서 「하또야마」 일본측 수석대표는 『양국이 폭넓은 국민적 기반에 입각, 신뢰 관계를 쌓아 올리고 협력 관계를 증진해 나가야 하는 것이 공통된 기본 과제』라고 말했다.
한일 양국은 개회식에 이어 상오 10시부터 1차 전체회의를 갖고 제1 의제인 국제 정세 전반 및 한일 양국 관계를 협의했으며 11시부터의 2차 전체회의에서 양국 경제 정세를 토의했다.
이번 각료회의는 하오 2시 반부터 1시간 반 동안의 2차 전체회의와 4시 15분부터의 1시간 동안의 4차 회의에서 양국 경제 정세 및 한일 경제 관계 문제를 다루며 5시 반부터 개별 회담으로 들어가 분야별 현안 문제를 다루었다.
한국측은 양국간 외상회담에서 최근 평양에서 진행되고 있는 일·조 민간 무역협정에 대한 일본측의 기본 태도 문제를 제기하고 일본이 동북「아시아」의 평화 정착과 안정을 위해 한국과 외교 및 경제 협력을 강화할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또 한국측은 각 분야별 개별 회담을 통해 ①대일 무역 불균형 문제 ②한일 대륙붕 협정에 관련된 일본 국내법의 조기 성립 문제 ③재일 한국인의 법적 지위 개선 문제 등에 관해 일본측의 이해와 협력을 촉구할 방침이다. 제9차 한일 정기 각료회의는 6일 상오 11시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공동 기자 회견을 가진 후 2일간의 회담 일정을 모두 마치고 폐막된다. 한편 한국측 대표 일행은 5일 상오 회의를 마치고 일본 수상 관저로 「후꾸다」 수상을 예방, 오찬을 같이 하고 환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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