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교회까지 같아 … 김진표·남경필 형님·아우 대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6·4 지방선거 경기지사 후보로 새누리당은 10일 남경필 후보(왼쪽)를, 새정치민주연합은 11일 김진표 후보를 각각 선출했다. 남경필·김진표 후보가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뉴스1]

새누리당 남경필(49·5선)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67·3선) 의원의 ‘수원 대결’ 승자가 경기지사다.

 10일 새누리당이 남 의원을 후보로 선출하자 새정치연합이 11일 김 의원을 대항마로 선택하면서 이런 대결구도가 짜였다. 11일 새정치연합 경선에서 김 의원은 원혜영 의원과 안철수 대표 측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을 눌렀다.

공론조사 선거인단 투표와 여론조사가 50%씩 반영된 경선에서 김 의원은 48.2%의 지지율을 얻었다. 김 전 교육감은 30.7%, 원 의원은 21.1%를 득표했다. 앞서 남 의원은 1562표(60%)를 얻어 정병국 의원(1048표·40%)에 낙승했다.

 남 의원과 김 의원은 각각 수원병(丙)·정(丁)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신장용 전 민주당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공석이 된 수원을(乙)을 포함하면 7·30 재·보선에서 수원 지역 4개 선거구 중 3곳에서 선거를 다시 치러야 한다. 두 사람은 경복고등학교 동문이기도 하다. 김 의원(41회)이 남 의원(58회)보다 17년 선배다.

 사석에선 ‘형님·동생’으로 부르고, 같은 교회를 다닌다. 남 의원은 수원중앙침례교회의 집사이고 김 의원은 장로다. 지연, 학연. 교연(敎緣)까지 일치하는 셈이다.

  남 의원은 여권의 쇄신파로 분류돼 왔고, 김 의원은 야권 내에서 상대적으로 중도보수성향의 인사로 꼽혀 왔다. 각 당의 주류와는 약간 ‘결’이 다르다는 뜻이다.

 남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과거 권력을 향해 주장했던 개혁과 쓴소리를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에서 연정(聯政)을 해서 야권 인사를 등용하고 ▶시·군에 지방권력을 이양하며 ▶도지사로서 어떤 일이든 무한책임을 지겠다고 약속했다. 2011년 ‘창당 수준의 개혁’을 요구하며 탈당했던 정태근 전 의원을 캠프에 합류시켰다.

 김 의원은 노무현 정부 시절 경제·교육부총리와 민주당 시절 원내대표를 지낸 중진이다. 경기도지사 당선 후 일성이 ‘성장’에 대한 강조였다. 그는 후보수락연설에서 “8년째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경기도) 경제를 살리고, 경기도민을 전·월세와 출퇴근 재난으로부터 벗어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인천(8일)에 이어 이날 경기지사 후보가 확정되면서 6·4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선거의 구도가 거의 드러났다.

 새누리당은 친박(親朴)과 신박(新朴)의 조화다.

인천시장 후보인 박근혜계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과 남 의원에 이어 정몽준·김황식·이혜훈 중 누가 후보가 되더라도 특정 계파의 독주 구도는 아니다. 새정치연합도 시민단체 출신 박원순 서울시장과 486 세대 송영길 인천시장에 이어 김 의원을 선출하면서 다양한 그룹의 조화를 꾀했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야당은 안정성을, 여당은 개혁성을 보완했다”며 “수도권 선거 결과가 오리무중(五里霧中)으로, 어느 한쪽이 3대0으로 독식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고 평했다.

 4일 중앙일보의 여론조사에서 경기지사 지지율은 남 의원(46.3%)이 김 의원(24.6%)을 앞섰다. 서울의 경우 정몽준 의원(6.4% 포인트)·김황식 전 총리(18.3%포인트)가 모두 박 시장에 뒤졌다. 인천에선 유 전 장관(38%)이 송 시장(34.8%)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지만, 매일경제의 조사(3~5일)에서는 송 시장의 지지율이 3.6%포인트 높았다.

 여야는 이날까지 17곳의 광역단체장 가운데 16명씩 후보를 확정했다. 대진표가 확정된 곳은 15곳이다. 새누리당은 12일 서울시장 후보 선출을, 새정치연합은 13일 전북지사 후보 선출을 남겨두고 있다. 이용섭 의원과 강운태 시장이 무소속 출마를 결정한 광주시장 선거와 부산시장 선거에 나선 김영춘 전 의원과 단일화를 추진하는 무소속 오거돈 후보의 행보가 남은 대결의 변수로 꼽힌다.

강태화·이윤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