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개인’에 발목 잡힌 정몽준 … 여전히 뜨지 않는 김황식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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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4호 04면

6·4 지방선거를 앞둔 새누리당 지도부의 가장 큰 고민은 단연 서울이다.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서울시장 선거를 승리로 이끌어야 “이번 선거는 우리가 이겼다”고 당당히 선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실은 결코 녹록지 않다. 김황식·정몽준·이혜훈 후보 모두 나름의 아킬레스건을 노출하고 있어서다.

12일 서울시장 후보 뽑는 새누리당의 고민

 정 후보는 한때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도 1위에 오를 만큼 고공행진을 거듭했지만 세월호 침몰 사고 직후 아들의 ‘미개인’ 발언 파문에 발목이 잡혔다. 3월 15일 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선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인 박원순 시장과 오차범위 내(정 42.1%, 박 42.5%)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였지만 지난 4~5일 조사에서는 6.4%포인트 차(정 39.2%, 박 45.6%)로 뒤졌다. 전문가들은 “정 후보가 그래도 선방한 셈”이라고 보고 있지만 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이라 정 후보로서는 뼈아플 수밖에 없다.

 김 후보는 ‘여전히 뜨지 않는 지지도’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앙일보 양자대결 조사에서도 박 시장은 3월과 5월 47.0%를 그대로 유지했지만 김 후보는 34.3%에서 28.7%로 지지도가 오히려 떨어졌다. 김 후보는 “내 지지층은 절반 이상이 중도층이나 야당에 실망한 유권자 등 비(非)새누리당 지지자인 만큼 본선에 가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20%포인트 가까운 격차를 어떻게 따라잡을지는 쉽지 않은 숙제다. 지지도가 좀체 오르지 않기는 이 후보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당내 경선이 종반전을 향하면서 후보 간 상호 고소·고발이 잇따르는 등 난타전 양상마저 띠면서 당내에서는 “이러다가 상처만 입고 본선에 올라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의 한 최고위원은 “12일 후보가 결정되면 패배한 후보가 선대위원장을 맡도록 하는 등 여러 화합책을 강구 중”이라며 “본선을 주도할 이슈 개발 등 거당적 차원에서 총력 지원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런 가운데 경선을 이틀 앞둔 10일 후보들은 각자 승리를 장담했다. 특히 당일 현장투표 비중이 전체의 80%에 달하는 만큼 ‘누가 현장의 표심을 많이 확보하느냐’가 막판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김 후보 측은 “드러난 여론조사만 가지고 결과를 속단하지 마라”며 역전을 자신했다. 한 관계자는 “현장 투표자 1만1000명 중 최소한 절반은 확보해둔 상태”라며 “6대4 정도로만 이기면 설령 여론조사에서 조금 뒤지더라도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 측은 “이변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캠프 관계자는 “어제오늘 현장에서 투표할 대의원·당원들을 일일이 점검해본 결과 2대1 정도로 우세한 것으로 집계됐다”며 “돌발변수가 없는 한 여유 있게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도 “지난 전당대회 때도 당초 예상을 뒤엎고 2위를 차지하지 않았느냐”며 이변을 예고했다.

 후보들은 20%의 비중을 차지하는 여론조사 방식을 놓고도 마지막까지 신경전을 벌였다. 당 지도부가 역선택 방지를 위해 새누리당 지지자가 아닌 경우 조사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하자 김 후보와 이 후보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김 후보 측은 9일 저녁 “당내 국민참여경선제도가 도입된 뒤 대통령 후보와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이런 방식이 채택된 적이 없었다”며 긴급 최고위원회의 소집을 요구했다. 하지만 지도부가 당초 방침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하기로 하면서 후보 간에 희비가 엇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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