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갤브레이드 저·최황렬 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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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풍요한 사회』 『신산업 국가론』 『무제학과 공공목양』등의 저술을 통해 현대 자본주의 경제를 독특한 관점에서 해석해 온 「갤브레이드」 (경제학·하버드대교수)가 이번에는 화폐의 역사를 그 나름대로 재미있고 재치 있게 파헤쳤다.
그가 파악한 화폐는 ▲중요한 역사적 사건에는 화폐의 대량발행이 있었다는 것 ▲현재의 경제적 상황에 입각하지 않고 가까운 과거에 경험했던 불리한 결과에 대한 반작용으로 화폐정책이 수립되는 경우가 허다했다는 것 ▲경기침체의 주기적 발생에 있어서는 투기가 주요한 원인이 되었다는 것 ▲정부의 재정정책을 중요시하는 「케인즈」 경제학은 경기회복과 생산의 극대와·실업의 극소와 등에 유효하였다는 것 ▲경제운행에 있어서 시장의 힘이 증대함으로써 화폐의 역할과 중요성이 크게 감소하였다는 것 등이다.
특히 「갤브레이드」는 독자들에게 경제서적이라는 딱딱함을 주지 않기 위해 화폐를 설명하면서 「인플레이션」의 역사에도 언급하고, 은행 및 중앙은행의 유래에 관해서도 논하고 있다.
위의 발견들은 새로운 바가 없고 화폐론자 중 일부가 동의하지 않은 것도 있지만 화폐정책의 수립을 준비한 개인이나 집단을 중심으로 화폐의 역사를 파악하였다는 점에 「갤브레이드」의 특징이 있다. 따라서 일반 독자에게는 더욱 흥미 있는 읽을 거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갤브레이드」는 화폐사의 분석에서 얻은 교훈을 몇 가지로 분류해서 ⓛ화폐정책의 무용성 ②경제관리의 조정인자로서 국민예산의 필요성 ③시장의 힘을 억제하기 위한 가격과 임금의 직접적인 통제 ④보다 평등한 소득분배 ⑤주요생산물과 산업의 공급 및 보존계획 ⑥국제통화제도의 개혁의 필요성 등으로 설명하고있다.
「갤브레이드}의 이 같은 결론들이 화폐의 역사에 대해 충분한 분석적 방법을 착용함으로써 얻어졌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자신도 『논쟁이나 비판을 피하려는 본능을 나는 가지고 있지 않다』라고 말함으로써 오히려 논쟁을 환영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특유한 재치와 자극은 일반독자의 흥미를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역자는 경제학자로 경북대교수.
박재윤<경제학·서울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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