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화·정치발전」에 합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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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박정희 대통령은 27일 하오4시 이철승 신민당 대표 최고위원을 청와대로 초치, 2시간 여에 걸쳐 미 지상군철수 문제에 관련한 한미 고위회담내용과 정부의 대책을 설명했다.
박 대통령과 이 대표는 한반도 정세에 관해 기본적으로 이해를 같이하고 국제적인 현안에 대한 거국적인 단결의 필요성에 의견을 같이했다고 임방현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박 대통령과 이 대표는 거국태세를 위한 국민적 대화와 정치발전을 위해 상호 노력할 것에 합의했다고 임 대변인이 말했다.
임 대변인은 거국태세의 의미가 무엇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주로 국가안보문제에 관한 것이지만 안보 뿐 아니라 국민적 단결을 뜻하는 태세』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야당의 입장에서 본 국내외정세에 관해 견해를 피력하고 폭넓은 대화를 가졌다.
임 대변인은 『이날 면담분위기는 대단히 진지했으며 화기애애했다』고 전했다.
한 고위소식통은 『앞으로 계속될 한미양국간의 협의에 건설적인 기틀을 마련한 최근 협의 내용을 박 대통령이 바로 야당지도자에게 설명해 준 것은 어느 때보다도 국민총화와 국론통일이 절실히 요청되는 이 시점에서 국가안보문제를 초당적이며 거국적인 차원으로 다루어 나가려는 박 대통령의 정책방향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이 면담을 평가했다.
이철승 신민당 대표는 27일 하오 박정희 대통령과의 단독 면담을 마치고 그 결과를 최고위원회에 보고. 『주한 미 지상군철수 문제 등 안보에 관해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긴급조치, 구속인사석방, 인권문제에 관한 우리당의 평소 주장을 충분히 전달했다』고 밝히고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자주국방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이때 정치적 안정이 깨지면 곤란하다』고.
이 대표는 또 박 대통령이 구속인사 석방문제에 대해선 『개전의 정이 진실로 보인다면 고려할 수 있으나 현재로선 그런 기미가 전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박 대통령이 『다음 국회에서 선거법 개정문제도 논의해보자』고 말했다고 아울러 전했다.

<오늘 정 의장 만나>
박 대통령은 이 대표와의 면담에 이어 28일 상오 10시30분 정일권 국회의장도 초치, 한미간 협의 내용을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30일 하오2시에는 청와대에서 정부-여당연석회의를 주재, 여당권 간부들에게도 내용을 설명하고 앞으로의 대책을 협의할 예정이다.

<야 당수 면담 5번째>
청와대에서 있은 여야 영수간의 면담은 ▲65년7월20일 박순천 민중당 당수 ▲70년8월29일 유진산 신민당 총재 ▲73년6월21일 유진산 신민당 총재 ▲73년5월21일 김영삼 신민당 총재와의 면담에 이어 이번이 5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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