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금리동향 정반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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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미국과 「유럽」의 금리추세가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미국의 금리가 지난4월부터 계속 올라가고 있는데 반해「유럽」은 떨어지는 추세다. 미국은 특히 단기금리가 급「커브」로 치솟고 있다. 3개월짜리의 재정증권이 4월 중순의 4.51%에서 5월 중순엔 5%선을 넘어섰다. 작년10월 이래의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 민간기업의 단기자금융통수단이 되는 CP(기업어음)할인금리도 4월의 4.63%에서 한달 사이에 5.15%로 올랐다.
이러한 단기금리상승의 원인은 미연방은행의 금융긴축에 기인된다.
미 연방 은은 이제까지 경기상승을 위하여 금융을 다소 완화해왔으나 지난봄부터 미국의 경기가 회복상면에 들어감과 비례하여 「인플레」기미가 나타나자 바짝 금융긴축을 서두르고있다.
미국의 경기는 「유럽」보다 한발 앞서가고 있다. 광공업생산지수가 지난1월부터 3개월 연속 상승했다.
그러나 도보물가상승률도 2월부터 3개월 연속으로 연율10%선을 넘었다. 통화증가율도 연율11.2%에 달해 미 연방 은이 목표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높다.
이러한 「인플레·무드」에다 철강업계 등에서 가격인상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통적으로 보수적 입장인 미 연방 은은 이러한 통화추세를 그대로 두면 경기가 회복궤도를 잡기 전에 또다시 「인플레」의 위험에 휩쓸릴 우려가 있으므로 이의 예방을 위해서도 금융긴축을 강화해야한다는 입장이다.
또 미국의 실업 율이 7%선으로 떨어졌다는 것도 금융긴축을 할 수 있는 용기를 주었다. 가만있으면 미국의 경기추세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입장이다. 1·4분기의 GNP상승률은 5.2%에 달했고, 경기확대에 따른 자금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때문에 금리도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금융계에선 보고 있다.
미국의 금리는 경기 상승의 한 신호라고도 볼 수 있다. 미국과는 대조적으로 「유럽」쪽은 영국·서독·「프랑스」등이 한결같이 금리하강추세에 있다. 영국은 5월초에 재할인 율을 또 내려 작년10월의 15%에서 8%로 떨어뜨렸다. 반년동안에 절반 수준으로 금리가 떨어진 것이다. 「벨기에」「네덜란드」등도 재할인율을 내렸다.
서독도 지난8일 예금지준 율을 5%내려 48억「마르크」의 유동성을 추가로 풀었다. 「유럽」은 미국보다 경기회복추세가 적어도 6개월 정도 늦은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때문에 각국이 경기 회복을 위해 금융자금을 풀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고 이것이 금리인하로 나타나고 있다.
또 경기회복이 늦어 자금수요도 적다. 「유럽」의 금리가 계속 떨어지는 것은 작년 말에 「유럽」금리가 너무 높게 올라갔다는 데도 원인이 있다. 작년가을 통화불안의 움직임이 있을 때 서독을 제외한「유럽」각국은 자국통화방위를 위해 금리를 크게 높였다. 재할인율을 보더라도 영국「이탈리아」가 최고15%, 「프랑스」가 10.5%, 「벨기에」가 9%선으로 끌어 올렸는데 통화정세가 차차 안정세를 보임에 따라 정상으로 내려오고 있다는 것이다.
「런던」금융계에선 「유럽」금리가 아직 높으므로 좀더 떨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따라서 올라가는 미국의 금리와 떨어지는 「유럽」금리간의 역행 선은 당분간 더 지속될 전망이다.【일본경제신문=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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