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를 구하려면 인도로 가라"|「아랍」총각 구원행렬 잇달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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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인도의 대「아랍」수출품목「리스트」가운데 처녀도 한몫을 차지하고 있다』-.
인도사람들은 자기나라아가씨들이 석유의 부국「아랍」으로 출가하는 현상을 두고 거리낌없이 이렇게 비유한다.
얼핏 생각하기에 인신매매인 것처럼 오해하기 쉬우나 실상은 금전이 개재되지는 않고 있다.
「아랍」인들이 자국 신부를 아내로 맞이할 경우 관습대로 신부에게 4천「달러」(한화2백만원)내지 5천「달러」라는 거금을 줘야하는 결혼부담에서 해방된다.
이래서 인도는 「아랍」인들에게 신부공급의 낙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부를 구하고자 인도까지 찾아오는 「아랍」사람들로 인도의 도시는 「러시」를 이루고 중부도시「하이데라바드」엔 짝을 지어주는 것을 업으로 하는 이른바 결혼「브로커」가 생겨 성업중이다.
「아랍」신랑을 맞은 인도아가씨는 대부분 빈한한 저소득층 가정의 여성들.
인도에서는 혼기에 놓인 딸을 둔 가정은 혼비 보다 시집갈 때 친정에서 가지고 가는 이른바 지참금 때문에 한번 혼사를 치르려면 엄청난 돈이 뒤따르게 마련이어서 혼인은 큰 경제적 부담으로 통한다.
이웃「파키스탄」은 작년8월 지참금 관습을 법으로 제한했으나 인도는 아직도 이 관습이 양속으로 남아 행해지고 있다.
이런 풍습에 착안한「아랍」인의 혜지는 인도에서 적중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실제로는 인도의 지참금제도와 「아랍」의 신부 대 지급풍속이 「결혼」하는 격이다.
그러나 지참금압박에서 헤어나 홀가분하기는 하나「아랍」출가의 인도신부가 모두 행복하지만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더러는 매춘가나 첩으로 전락되어 고통과 학대를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얘기다.
74년에 결혼「브로커」의 중매로 「두바이」청년과 결혼한 20세난 어느 인도 아가씨는 매춘가로 팔려가 탈출을 결심, 끝내「두바이」주재인도대사관의 협조로 빠져 나오는데 겨우 성공했다. <방콕=이창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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