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주한지상군 철수계획에 신축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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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워싱턴=김영희 특파원】철군협의를 위해 오는 24일 방한하는 「하비브」국무차관과 「브라운」합참의장은 철수계획과 아울러 한국군 전력증강 지원계획에 관한 미국의 신축성 있는 입장을 한국 측에 제시할 것이라고 정통한 소식통이 말했다.
이 소식통은 특히 「하비브」일행은 백악관의 국가안전회의(NSC)가 작성한 「주한미군 철수 안에 관한 대통령 연구각서」를 토대로 하는 미국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제시하지는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미국의 철군입장에 신축성이 있다는 점을 두 가지로 설명했다. 하나는 미국이 한국과 협의를 하지 않은 지금으로서는 주한 미군 중에서 어떤 부대를 얼마나 신속히 먼저 철수하며 마지막으로 철수할 부대가 어느 것인가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이 소식통은 미국의 태두가 이렇기 때문에 전투부대와 전술핵무기철수를 뒤로 돌리기를 바라는 한국요구가 반영될 여지는 있다고 암시했다.
다른 하나의 문제는 한국의 전력증강 계획에 대한지원인데, 미국은 사전에 전체규모나 기간을 정해 가지고 한국에 제시하지는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도 어차피 「협의」라는 말이 사용되는 한 그것은 한국과 미국 양쪽 입장의 절충이지 일방적인 결정은 아니라고 말했다.
미국의 이런 신축성 있는 입장은 13일 백악관에서 있었던 「카터」대통령과 김용식 대사와의 면담에서도 시인됐다.
「카터」대통령은 김 대사에게 『「하비브」차관과 「브라운」합참의장을 철군 협의 차 한국에 파견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하면서 『한국은 안보문제를 걱정할 필요가 조금도 없다』 고 말한 것이다.
김 대사는 「카터」대통령의 그런 말은 철군이 한국의 안보를 위태롭게 하거나 북괴의 남침을 종용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카터」행정부의 입장의 재확인으로 해석했다.
그 자리에서 「카터」대통령은 『한국의 경제발전에 큰 감명을 받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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