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40대 이후가 위험한 녹내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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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우리가 숨을 쉬고 살 수 있는 것은 삼라만상이 지니고있는 압력이 일정하게 조화와 균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 압력에 조금이라도 변화가 오면 몸에 이상이 생긴다. 기압이 낮아지거나 높아지면 벌써 기분부터 달라지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다.
우리 몸도 각 부분이 일정한 압력을 유지하고있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혈압. 그런데 눈에도 일정한 압력이 있어 이를 안압 이라고 한다.
40대 이후 실명을 초래하는 질병 가운데 대표급인 녹내장이란 안압이 정상 이상으로 치솟아 초래된다.
이상욱 박사(「가톨릭」의대교수·안과학)는 대개 혈압에 대해서는 정기적인「체크」를 한다든지 해서 제법 관심을 가지나 안압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고 안타까와 한다.
눈의 압력을 일정하게 유지시키는 것은 대부분 방수의 역할. 눈의 수정체 대사에 이용되기도 하고 눈의 기능을 발휘하는데 필요한 물질의 교환이 이루어지기도 하는 방수는 일부가 계속해서 눈 밖으로 배출된다.
그런데 어떤 원인에 의해서 방수배출구가 좁아지거나 막히면 안압이 치솟게 되는 것이라고 이 박사는 설명한다. 그러나 왜, 어떤「메커니즘」에 의해서 방수배출구가 막히는지 현 단계로서는 확실치 않다는 것이다.
이 박사는 원인은 불명이지만 그러나「스트레스」를 비롯한 갖가지 심리적 자극이 안압을 치솟게 하는 유인임에는 틀림없다고 말한다.
녹내장의 종류는 여러 가지. 편의상 급성과 만성으로 나눈다.
어느 날 아침 느닷없이 구역질이 나고 눈알이 빠질 듯이 격심한 통증이 눈에 나타나면 급성 녹내장이 의심된다고 이 박사는 말하고 처음에는 몹시 토하기 때문에 흔히 내과의사를 찾아가게 된다고 주의를 환기시킨다.
급성녹내장 때 응급치료를 받지 않고 치료시기를 놓치면 자칫 실명하기 쉽다고 이 박사는 말한다.
만성 때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병이 조금씩 진행되는데도 본인은 모르고 지내는 예가 많다. 유난히 아침에 눈 주위의 두통이 심하다든지 어찌된 셈인지 시야가 좁아지는 느낌이 든다는 정도다.
더욱 진행되어서야 시야가 좁아져 마치 붓 뚜껑을 통해 보는 것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이 박사는 35세가 지나면 누구나 정기적으로 혈압을 재보듯 안압도「체크」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조기발견 조기 치료만이 녹내장의 유일한 퇴치 법이라는 것이다.
눈이 자신이 있다는 40대 이후 성인들의 안압 조사 결과 놀랍게도 2%가 녹내장으로 밝혀진 통계조사가 있다는 것이다. <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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