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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어장개척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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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최근 들어 우리 관민의 해양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해양분할의 새 시대를 맞아 이렇게 해양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은 자연스럽고 좋은 일이다. 다만 이렇게 높은 관심이 좀 더 일찌기 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지금의 높은 관심은 우리 원양어업의 대종이라 할 배양 어업의 80% 이상을 잃게된 뒤에 얻은 값비싼 만각이다.
그러나 만각도 아예 무감각하거나 좌절하는 것보다는 낫다. 북양 어업의 타격은 이미 기정 사실화 했지만 우리가 지금부터라도 정신을 바짝 차리고 대책을 강구하면 우리의 활로라고도 할 해양으로의 진출이 꼭 불가능한 것만도 아니다.
해양으로의 진출은 군사적인 것을 별도로 하면 네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첫째 생물자원을 채취하는 어업의 진흥, 둘째 자연자원의 채굴을 위한 대륙붕 및 심해저 개발, 세째 해달, 네째 조선 등이다.
그 가운데 새로운 해양질서의 수립으로 가장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부문이 어업, 그 중에서도 특히 원양어업이라 할 수 있다. 같은 어업부문이라도 연근해 어업은 오히려 유리해지며 대륙붕 개발·해운·조선부문은 별로 큰 타격이 없다.
가장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원양어업의 경우에도 우리가 하기에 따라서는 그 타격을 최소한도로 억제할 길이 없는 것도 아니다.
우선 2백 해리 경제수역이 일반화되어도 어장이 대개 경제수역 외부에 형성되는 참치 등 회유성 어족의 연승식 어업에는 별 타격이 없을 것이다. 문제는 우리 원양어업 총어획고의 4분의3을 차지하는「트롤」어업인데 앞으로 각종 규제의 강화가 기정사설인 만큼 집중적인 대책이 세워져야겠다.
우선 연안국과의 수산 외교를 강화하여 기득권을 확보하는 조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에 더해 어업자원에 대한 과학적 조사에도 관심을 기울여「잡는 어업」의 시대에서「관리· 유지하는 어업」시대로의 변화에 부응할뿐더러 연안국과의 다각적인 어업협력 및 합작투자에 힘써 기존 어장 확보와 새어장 개척에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겠다. 현재 북태평양· 북서「아프리카」연안·남미북안에 집중되어 있는 원양어장을 전세계로 다통화 해야겠다. 새로운 진출 후보지로는 동남「아프리카」와「케이프타운」어장, 대양주와 중남미 연안, 「인도네시아」연안, 인도양 및「아라비아」해 어장, 그리고 연안국의 규제가 없는 남빙양 등이 꼽힌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전망이 흐린 원양어업을 현존 수준에서 일단 억제하고 그 여력을 연근해 어업에 돌리는 방향으로 정책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뜻에서 원양어업에 치중되어 있는 제4차 계획의 어업 및 조선투자 계획은 전면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
원양어업에 비하면, 대륙붕 개발에 대해선 그 동안에도 상당히 높은 관심이 쏠렸었다. 금년은 한일 두 나라가 공동 개발키로 한 대륙붕 제7광구와 5광구에서 본격적인 개발 작업이 개시되었으면 하는 것이 모든 국민의 한결같은 소망이다.
이와 함께 우리의 커나가는 수출입 화물수송의 불고 28%를 담당하는 해운 분야도 4차 계획이 끝나는 81년까지는 자국선 채취율을 적어도 50%이상으로 육성시켜야 하겠다. 이러한 외항선의 선복과 연근해 어선의 확보를 가능한 한 국내조선에 의하게 되면 조선 진흥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다.
해양분할 시대의 미래는 분명히 우리에게 크나큰 도전이다. 그러나 이 도전은 우리가 바다로 진출하기 위해선 반드시 극복해야 하며, 또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국민적 관심과 지혜가 폭넓게 동원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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