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제는 신중히 다루라" 등소평, 75년「밴스」에 충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워싱턴=김영희 특파원】75년 10월 부수상 당시의 등소평은 개인자격으로 중공을 방문한「밴스」(차기 미 국무장관)와 만난 자리에서 한국문제는 신중히 다루라고 충고했다. 「밴tm」그때「미 중공 관계 전국위원회」라는 기관이「록펠러」재단의 후원을 받아 주관한 중공 방문단의 한사람으로 배경을 방문하여 숙청되기 전의 등소평과 만났다.
「록펠러」재단이 「밴스」의 국무장관 취임을 계기로 공개한「밴스」등소평 대화의 기록에 의하면 한국 문제에 관해서 중공의 견해를 먼저 물은 것은 「밴스」였다.
등소평은「밴스」에게 미국은 한국문제는 신중히 다루라고 충고하고 『미국은 한국전쟁과 월남전의 경험을 잘 살려야 한다. 그것은 한나라의 독립에 관한 문제다. 대만문제만 해도 미국은 대만이 중공 밖에서는 오래 지탱하지 못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중공 인민은 재결합이 실현 될 때까지 백년이라도 기다린다』고 말했다.
그밖에 등소평과 「밴스」가 주고받은 대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밴스」=중공은 어째서 핵확산 금지조약은 승인하지 않는가.
등=그런 조약은 애당초 필요가 없다. 중공의 입장은 분명하다. 핵무기를 장려하거나 사용하지 않으며, 핵무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핵무기는 벌써 인도까지 확산되지 않았는가.
「밴스」=핵무기의 우발적인 발사는 현실적으로 있을 수 있는 것이다. 그와 같은 우발적인 발사가 있을 경우 어디서 있었는지 모른다면 그 영향은 가공 한 것이 될 것이다.
등=핵무기 공격을 할 수 있는 것은 미국과 소련뿐이다.
「밴스」=핵무기의 우발적인 발사는 핵무기의 무차별한 확산에 따라 더욱 가능해 질 것이다.
등=그렇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 인도가 핵무기를 발사한다면 그것은 패배와 파멸을 의미 할 것이다. 미국과 소련은 다른 국가들이 핵무기를 개발하지 못하도록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중공은 다른 국가들이 핵무기를 개발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과 소련이 핵무기를 처음으로 사용하는 나라가 돼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핵무기의 수량을 줄이는 일이 그 세 번째는 핵무기를 모두 폐기하는 일이다.
「밴스」=핵무기를 선제 사용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등=적어도 그 문제에 있어서는 당신과 나는 동감이다(웃음). 더 나아가 미국과 중공이 소련을 끌어들이도록 할 수 있을까. 「프랑스」·영국·인도는 우리에게 동조할 것이다.
「밴스」=핵무기의 선제사용을 금지하는 회담을 열자는 데 나도 동의한다. 그런데 만약 소련이 선제사용 금지에 동의하면 중공은 그것을 믿을 수 있는가.
등=그건 별개의 문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