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세계를 향한 한국 빙상의 기수-이영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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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그것은 확실히 한국 빙상계에 밝은 새 역사의 장을 펼치는 것이었다.
지난 1월17, 18일 이틀동안「이탈리아」「캄필리오」에서 거행된 세계「주니어」빙상 선수권대회에서 이영하(경희대·20)가 일약 종합우승을 차지, 한국 빙상에 사상최초의 세계 제패라는 예기치 못한 큰 선물을 안겨 준 것이다.「스웨덴」·「노르웨이」·「네덜란드」·미국·소련·일본·중공 등 세계의 강호들을 모조리 물리친 1백75cm, 75kg의 잘생긴 이「코리언」이 일으킨 충격파에 세계 빙상계마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는 5백m 종목에서 8위, 1천5백m에선 미국의「에릭·하이드」에게 0·53초차로 뒤져 2위를 했지만 3천m를 4분21초78, 5천m를 7분31초로 각각 위로 주파, 세계 정상에 거뜬히 올라섰다.
비록 이 대희가 20세미만의「주니어」선수권을 다루는 것이었지만 거의 1백80cm가 넘는 거구의 구미대표들을 앞지른 이영하의 쾌거는 한국 빙상에 고무적인 가능성을 확인해 준 셈이다.
그러나 그가 2월의「인스브루크」동계「올림픽」과「네덜란드」세계 선수권 등 명실상부한 세계 무대에서 거듭 10위 밖으로 밀려난 것을 보면 아직도 한국과 세계사이에 가로놓인 격차는 매우 크다. 그래서 그는 지난「시즌·오픈」동안 오로지 체력증강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쏟았다.
세계「주니어」선수권 쟁취에 만족치 않고 그는 80년의 동계「올림픽」제패를 최종의 목표로 삼고있기 때문이다.
그보다 앞서 당장의 과제는 내년2월초「스위스」「다보스」 에서 열리는 세계 선수권대회.
종합 우승은 바라지 않더라도 1천m·1천5백m 등 중거리 종목에서의 상위권 돌입을 꼭 성취하겠다는 포부를 다지고 있다.
지난 11월말 훈련중 뜻하지 않은 사고로 입은 무릎 상처로 약3주일동안의 아까운 시간을 잃은 이영하는 22일부터 다시 태능「스케이트」장에서 세계를 향한 집념을 불태우소 있다. <박군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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