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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가 남아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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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지난연초에는 고기(쇠고기)가 달려 값을 인상하고 외국산 쇠고기까지 수입하는소동을 벌었다. 그러나 년말이 되면서 사정은 정반대로 달라져 이번에는 고기(돼지고기)가 너무 많아 업자 스스로 값을 인하하고 있다. 육류의 대종은 쇠고기와 돼지고기. 쇠고기는 7월이후 공급사정이 크게 호전됐다.
부랴부랴 수입했던 「뉴필랜드」연주산 쇠고기 1천t은 판매를 시작한지 3개월이 되도록 고작 40%밖에 팔리지 않고 있다. 국내 쇠고기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증거다. 이처럼 쇠고기 사정이 좋아진 것은 정부지원 강화로 ①한우비육 사업이 활발해졌고 ②농가의 소사육마릿수도 증가, 올년말 현재 1백54만5천마리였던 것이 지난6월말에는 1백55만9천마리로 6개월동안 1만4천마리나 늘어났고 ③쇠고기 수요증대에 따라 젖소 (♂)공급량이 크게 늘어난 때문이다. 금년중 쇠고기로 소모된 젖소는 1만8천마리.
젖을 짜지 않는 수젖소는 일을 시키지 않고 배합사료만 먹이면서 쇠고기용으로 키우니 한우고기보다 오히려 연해 소비자들은 더 좋아한다.
이같은 공급증대에다 지난4월부터는 쇠고기값이 인상되어 일반의 수요도 줄어들고 있다.
소 도살수는 10월 3천마리, 11월 3천2백마리로 전년동기에 비해 1천2백∼1천6백마리가 줄었다. 앞으로 쇠고기 수요가 다시 증가한다고 해도 공급에 여유가 있기 때문에 쇠고기사정은 큰변화가 없을 것 같다.
돼지고기는 적어도 내년봄까지는 물량·가격면에서 소비자에게는 매우 유리한 전망이다. 7일부터 돼지고기값이 근당(6백g)8백50원애서 7백70원으로 떨어졌지만 이 가격은 최소한 내년초까지는 유지될 것이 틀림없다. 최근 현재 돼지값은 전국 평균 마리당 (80kg) 4만8천6백원으로 지난3월의 5만6천7백원에 비해 14%나 떨어졌다.
돼지값 하락은 내년의 양돈「붐」을 타고 국내돼지증식이 급격히 증가, 공급량이 많아진것이 주된원인. 75년6월현재 1백49만마리었던 전극돼지수가 지난6월에는 2백10만마리로 40%나 늘어났다.
국내 돼지고기 수요 신장을 연평균 8%에 비해 5배나 공급이 많아진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그렇게 기세좋게 나갔던 대일돈육수출도 올해 들어서는 급격히 감소했고 그나마 11월부터는 일본측 사정때문에 수출이 전면 중단됐다.
10월말 현재 돼지고기수출 실적은 4천3백t(11만마리), 이는 작년연간 실적 7천8백75t에 비해 거의 반밖에 안된다. 돼지고기 수출은 일본의 재고과다로 당분간 전망이 흐리다.
따라서 연말연시, 내년의 구정동 계절적으로 육류수요가 크게 증가할 때를 맞고 있지만 고기사정만은 그 어느해보다 풍족할 것 같다. <김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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