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불황으로 대형「도크」서 화물선 건조|삼천리 「물탄 주」 매출로 발행시장 흐릴 듯|주인 바뀐 「세진」…원진 산업이 인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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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매머드」 조선소를 건설한지 얼마 안돼 지독한 조선 불황을 맞은 현대 조선은 불황 타개책 마련에 무척 고심 중. 가장 큰 문제는 세계적 규모로 지어놓은 조선 「도크」의 활용인데 현대 조선이 당초 주력키로 했던 대형 「탱커」 (유조선)는 금년 하반기부터 상담이 막 끊겨 새 주문이 1척도 없는 실정.
때문에 당초 대형 「탱커」를 건조하기 위해 대규모로 지어놓은 조선 「도크」가 텅텅 빌 형편 이어서 이를 화물선 및 전용선 건조 「도크」로 활용 중.
현재 1백만t 「도크」에선 2만3천t급 화물선 6척이 동시에 건조되고 있는데 대형「탱커·도크」에서 화물선 여러 척을 동시에 건조하는 방식은 세계적으로 처음 시도되는 것이어서 같이 조선 불황에 허덕이고있는 일본 조선소에서도 무척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고.
30일부터 이틀간 공모되는 삼천리 산업 신주 1백20만주 (액면가 5백원)는 연탄 업계의 시장 점유율 1위인 강원 산업 주가 액면가를 밑돌고 있는데도 불구, 「프리미엄」 30%를 붙여 주당 6백원씩에 매출돼 업계의 빈축을 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천리 산업은 시장 점유율 (서울 지역)이 25·9%로 강원 산업의 27·1%보다 낮고, 단기 차입금이 12억원으로 부채 비율이 2백37·6% (표준 1백% 이하)나 되는 등 재무 구조가 나쁜데도 그나마 공개를 1주일 앞둔 지난 22일 재평가 차액 2억5천만원을 자본금 6억5천만원에 전입시켜 「물탄 주」가 됐다는 것.
한편 간사 주선 회사인 대신 증권은 이런 사정을 감안해서인지 (?) 삼천리 산업에 대한 공시를 소홀히 한 채 매출을 서둘러 업계에서는 오랜만에 활기를 띠기 시작한 발행 시장의 공모 질서가 흐려질 것을 우려.
국내 유일의 「비스코스」「메이커」인 세진「레이온」 (회장 정영삼)이 원진 산업 (회장 이원천)으로 넘어가 회사 이름을 원진 「레이온」으로 바꾸었다.
원진 「레이온」의 새 사장에는 이원천씨가 취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인을 바꾼 세진「레이온」은 62년 화신 「그룹」에 의해 설립, 한때 부실에 빠졌던 것을 72년 정영삼 회장이 인수, 자본금 38억원에 이익 잉여금 44억원의 건실 기업으로 키워놓았다.
이번 다시 주인이 바뀐 것은 정 회장이 기흥 관광을 인수, 「레저」 산업에 치중키로 한데 반해 원진의 이원천 회장은 그동안 주력 기업을 물색해 오다 「비스코스」 산업에 정착키로 방침을 정해 양측의 궁합이 맞았기 때문이라는 주위의 해설이다.
대규모 사업이 주인을 바꾸는 것은 업종에 대한 「비전」이 기업가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지만 세진 「레이온」의 경영권 이양도 그 하나의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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