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의 적도 휴전선을 안 넘긴다"|철통같은 정신전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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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청년국군」으로 정예화 된 오늘의 국군은 보유하고 있는 신예무기의 위력 못지 않게 드높은 사기와 북괴에 대한 자신감으로 넘쳐 있다.
「빳다 방망이」로 고된「기합」을 받고 콩나물국 마시고 산을 오르내리던 군 생활은 먼 옛날얘기.
구타 행위는 없어지고 설득으로 통솔하고 신뢰로 복종하는 상하관계가 확립됐다.
모든 장병은 실력향상에 주력, 내실을 다지며 필승의 결의를 굳혀 가고 있다.
사병들의 평균 학력이 높아짐에 따라 군의 정예화 현상은 군의 밑뿌리부터 다져졌다.
병사들은 위문공연·오락 등의 일시적인 즐거움보다는 군에서의 교육이 사회에 큰 보탬이 된다는 믿음으로 병영생활의 일과과정에서 더 큰 보람을 찾고 있다.
눈에 띄게 두드러 지는 이 같은 변화는 착실히 진행되는 국군 현대화계획, 방위산업 육성, 예비군의 전력화현상, 민방위대 창설, 방위성금 답지현장 등과 발맞추어 전군의 면모를 일신시켰다. 휴전선 1백55 「마일」의 방파제인 육군, 9백「마일」의 영해를 지키는 해군, 그리고 24시간 영공을 지키는 공군장병들-. 이제 육해공군이 다 같이 막강한「청년국군」으로 당당한 위풍을 갖추었다.
수도권의 길목을 지키는 서부전선 ○○○○부대는 오늘의 국군상을 가장 잘 반영시킨 부대.
8「인치」자주 포를 주력으로 하고 있는 포병부대다. 대대장 K중령은『유사시 적을 임진강 상에서 섬멸, 1명의 적도 강을 건너오지 못하게 하도록 훈련을 실시 중』이라며 믿음직스럽게 말했다.
그는 부대의 자랑거리로 위력이 있는 자주 포 대신 말끔하고 조촐한 취사장을 내세웠다.
취사장엔 이틀에 한번씩 급식하는 육류와 한 달에 24번 급식하는 어개 류 등으로 짜인 「메뉴」가 큼직하게 걸려 있었다. 주방에는 부대에서 고안해 낸 최신 다단식조리기(다단식조리기)와 함께 냉동시설·급수시설·식기소독기구 등 호화주택의 주방 못지 않은 시설이 골고루 갖추어져 있었다.
K중령은 부대 원의 80%가 중졸 이상이며 그 중 40%이상이 고졸이고 GP등 최전선일수록 학력이 높은 병사들이 많이 배치되고 있다고 했다.
포 대장 R대위는 8·18비상사태 때 휴가 중 자진 귀대한 장병들 가운데는 최전방 GP 사병들이 가장 많았다면서『그렇게 대견스러울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8「인치」자주 포 계산 병 김춘섭 병장은『사격명령이 내리면 이동 중에라도 ○분 이내에 발사, 초탄 효력 사를 성공시킬 수 있다』며 자신에 넘쳐 있었다.
전속 해 온지 1개월 밖에 안 된다는 ○○○○보병연대장 H대령은『부임하자마자 군인들의 정신훈련이 철저하게 돼 있는걸 보고 이제는 이 병사들을 데리고 북괴쯤은 단번에 무찔러 버릴 수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8·18사태 때 실전을 각오한 훈련을 하면서 싸움이 터졌을 땐 최후의 1명까지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칠 것을 각오했다고 말했다.
육군이 보유하고 있는 최신에 각종 포, 해군이 개발 건조한 고속함정 및「미사일」체제, 국민의 방위성금으로 가지게 된 공군의「팬텀」「필승」편대, 그리고 1백% 국산화를 이룩한 각종 군수장비 등은 군의 현대화와 자주국방의 목표를 수년 앞으로 앞당겼다. 그러나 이들 무기도 철저히 훈련을 받고 국방결의가 확고한 장병이 다루지 않는 한 제 기능을 다 발휘할 수 없는 것. 이제 우리 국군은 신예무기의 위력 못지 않게 알찬 내실화를 기약하고 있는 것이다. <조동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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