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담회 형식의 첫 문학세미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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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국문인협회(이사장 조연현)는 1년을 4분기로 나누어 매분기에 한국문학개발을 위한 간담회를 갖기로 결정, 첫 번째 간담회를 13일 하오 신문회관 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제까지 본격적 「세미나」나 「심포지엄」은 많았지만 간담형식의 문학토론은 이번이 처음이었다는 점에서 이 간담회는 문단의 관심을 모았다.
조 이사장 주재로 열린 이날 간담회는 윤재근(시) 최일수(소설) 오학영(희곡)씨의 주제발표에 이어 참석한 문인 20여명의 질의노론, 그리고 주제 발표자의 답변 등으로 진행되었다.
이날의 간담회는 종래의 문학「세미나」형식을 탈피하려고 애쓴 흔적이 엿보이고 참석자들이 자유롭게 의사를 발표함수 있어 간담회로서 다소의 성공을 거두었으나 몇 가지 문젯점을 드러냈나. 우선 주제발표자들의 발표내용이나 경향이 제각기 달라 간담회로서의 주제발표에는 맞지가 않았다.
윤씨의 『시문학의 재고』는 시의 일반적인 경향을 분석했는가 하면 최씨의 『76년 상반기소설』은 발표된 작품의 표피적 해설에 그쳤고 오씨의 『상반기의 경향성』은 우리 나라 희곡작단의 현상에 대한 가벼운 관찰에 불과한 것이었다. 또 참석한 문인이 극소수(문협지명)여서 우리 문단전체의 현상이나 흐름을 한목에 정리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느낌이다.
다만 장호·김원태·권일송·이선영·구인환·이근배씨 등의 질의 토론이 주제발표의 부적합성·미비점을 상당히 보완하여 간담회로서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결국 이번 간담회는 우리 문학발전을 위한 새로운 시도로 의의가 있으나 방법에 있어서는 개선의 여지가 있음을 나타냈다. 조 이사장도 『첫 시도로서 다소의 문젯점이 있겠지만 앞으로 계속해가면서 새로운 진행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말하고 한가지 주제를 제시하고 여러 사람이 공동 토의하는 방법 따위를 시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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