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킹 1호, 화성에 첫 연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패서디너(미 캘리포니아 주)20일〓외신종합】미국의 무인 화성 탐색 우주선 「바이킹」1호의 착륙선은 20일 하오 8시53분(한국시간·이하 같음) 예정대로 화성의 「크리세·플래니티아」(그리스어로 황금의 땅)분지에 연착, 바위와 모래언덕의 사막으로 덮인 믿어지기 어려울 만큼 선명한 화성표면 사진을 지구에 송신해옴으로써 지구 이외 천체에서의 생명체 유무를 밝혀내려는 인류의 태양계 탐험의 신기원을 열었다. <관계기사 3면에>
75년8월20일 지구를 떠나 11개월 동안 장장 3억4천80만km를 비행 끝에 화성에 착륙한 높이 2·1m의 착륙선은 연착 25초 뒤 쌍안「카메라」로 표면을 촬영, 송신하기 시작했으며 이어 기후 측정기와 3가지의 생명체 탐험장치를 가동시켜 화성의 생명체 유무에 관한 인류의 오랜 의문을 풀기 시작했다.
시속 4천8백84km로 29번째의 화성궤도를 선회중인 모선(무게 2천2백50kg)에서 분리된 착륙선 「기로스」호는 화성 상공 18만2천4백km로부터 3시간21분 동안 자동적으로 비행, 연착한 후 19분만에 착륙성공을 알리는 「메시지」가 지상 본부에 도착, 역사적 개가를 고대하던 화성 계획 과학자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19분간이나 우주공간을 날아와 지상 관제소안 TV「스크린」에 한 줄 한 줄 박힌 최초의 화성사진 2장 중 첫 번째는 착륙선의 세 발 중 셋째 번 발 밑의 사진이었으며 뾰족한 돌멩이들이 주변에 흩어져 있는 착륙지점의 흑백 전경 사진이었다. 이 사진들은 착륙 지점이 지구의 사막과 같이 암석들이 흩어져 있는 지형임을 알려주었으며 이 사진에서 동·식물의 생명체가 화성에 존재한다는 징표는 찾을 수 없었다.
착륙 장소는 완벽하게 부드러운 곳이었으며 착륙선의 꽃 모양의 발이 내려앉을 때 가벼운 바람과 먼지가 일었는데 착륙선에 앉은 이 먼지는 화성에 유기체 존재여부를 증명하기 위한 화학실험에 사용될 예정이다. 대기층이 없는 달의 어두운 그늘과는 달리 화성의 그늘은 엷은 대기층 덕택에 연한 회색을 띠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