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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듣고 즐기는 … 대구 골목투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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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8일 대구 동성로 지하상가를 찾은 시민들이 ‘뮤지컬광장’을 지나고 있다. 이곳에는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에서 주인공이 우산을 들고 춤추는 장면과 ‘맘마미아’에서 여주인공 딸이 바다를 바라보는 장면을 기둥에 입체적으로 표현한 조형물이 있다. 광장 바닥에는 인기 뮤지컬 배우의 핸드프린팅도 새겨져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대구의 한복판인 중구 동성로의 한일극장 앞 지하상가. 기둥에 붙은 황금색 입체 인물상 두 개가 눈에 들어온다. 우산을 든 것은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의 주인공 돈 락우드다. 다른 하나는 ‘맘마미아’의 여주인공 딸인 소피의 모습이다. 기둥 사이 바닥에는 국내 대표 뮤지컬 배우인 남경주·최정원·홍지민·안재욱·옥주현 등 7명의 핸드프린팅이 새겨져 있다. 벽에는 국내에서 공연된 창작 뮤지컬 작품이 붙어 있다. 기둥의 모니터에는 대구에서 공연 중인 작품이 소개된다. 250㎡인 뮤지컬 광장은 대구가 2006년부터 국제뮤지컬페스티벌을 열고 있는 뮤지컬 도시라는 점을 알리기 위해 설치됐다. 이곳은 벌써 사진 촬영의 명소로 뜨고 있다. 김형일 대구시 문화산업과장은 “뮤지컬 광장이 공연 관람객을 유치하는 기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의 대표 관광상품인 ‘골목 투어’에 볼거리가 늘어나고 있다. 골목 투어는 중구의 근·현대 역사 현장을 둘러보는 상품으로 2008년 중구청이 선보였다. 2012년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 관광의 별’로 선정했으며 지난해 관광객이 20만 명을 넘었다.

 중구 향촌동의 대구문학관도 6월 개관한다. 대구시와 중구청이 지하 1층, 지상 4층인 옛 은행 건물을 사들여 문학관으로 만들고 있다. 1, 2층에는 ‘향촌문화관’이 들어선다. 6·25 전후 대구 최고의 번화가였던 향촌동의 모습이 미니어처로 재현된다. 향촌동은 대구로 피란 온 오상순·마해송·박두진·조지훈·구상·박목월·유치환 등 많은 문인과 화가·음악가가 활동하던 곳이다. 3, 4층은 ‘대구문학관’으로 꾸며진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쓴 이상화(1901∼43), 『빈처』 『운수 좋은 날』 등을 쓴 현진건(1900∼43), ‘봄은 고양이로다’의 이장희(1900∼29) 등 대구 출신 문인의 육필 원고와 사진 등을 볼 수 있다. 지하 1층에는 대한민국 음악감상실 1호인 ‘녹향’이 들어선다. 46년 10월 중구 화전동에서 문을 연 이후 명물로 꼽혔다. 녹향은 6·25 때 피란 문인의 사랑방 역할을 했다. 80년대 이후 경영난을 겪다가 주인 이창수옹이 2011년 89세로 타계하면서 대구문학관으로 옮기기로 한 것이다. 녹향과 똑같은 모습으로 재현돼 LP판으로 음악을 듣고 커피도 마실 수 있다.

 중구 대봉동 방천시장 옆 골목인 ‘김광석 길’에는 공연장이 설치된다. 다음달 공사에 들어가 올 11월 완공될 예정이다. 이곳에서 태어난 통기타 가수 김광석(1964∼96)을 기리고, 그의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무대에 설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골목 방송국도 만들어 사연과 곡목을 신청하면 스피커를 통해 방송한다. 현재 그려진 김광석의 공연 모습 등 벽화도 새로 단장된다.

 게스트하우스도 늘어나고 있다. 중구의 골목길에는 국내외 관광객이 묵을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가 7곳으로 늘었고 한옥 숙박시설도 두 곳이 있다.

 대구시 서상우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역사·문화·예술 등 관광객이 보고 즐길 수 있는 소재를 계속 확충해 골목투어 프로그램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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