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매체론|김규 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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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싫든 죽든 이제 방송은 우리의 사회환경을 조성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었고 방송의 가시적·비가시적 영향과 잠재적 현재적 효과를 우리는 하나의 크나큰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방송이라는 「커뮤니케이션」기술은 인간이 만들어 낸「메시지」의 전달수단에 불과하다. 그러나 방송의 급격한 발달과 광범한 보급은 그 수용자인 인간으로 하여금 방송이 조성한 환경에 적응하는데 필요한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고 있다. 이렇듯 인간의 적응능력과 방송환경사이에 괴리가 가속화하는 상황에서는 수단과 목적이 대치되는 모순이 불가피해지고 이러한 배 리를 지각할 때 인간은 방송을 하나의 충격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
김 교수는 방송이 조성한 환경을 동태적 진행형으로 파악하여 정태적 파악이 빚는 공리성을 극복했을 뿐 아니라 객관적으로 방송현상을 투시하여 방송이 제기한 여러 문제를 해결하려는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원래 동태적이고 가변적인 현상을 체계화하기란 어렵다. 그러나 「방송매체론』은 방송이라는 동태적 현상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이론적으로 분석하는데 성공했다. 방송매체의 특성과 당위적 상태를 1, 2, 4장에서 다루었고 3장에서는 방송매체의 발달과정과 다른「매스미디어」와의 관계를, 5장에서는 정치·문화·교육·경제와의 상관관계에서 본 방송의 기능을, 6장은 방송이 그 수용자에게 미치는 효과를, 7장은 방송편성의 실제적 측면을, 8장에서 효과측정의 조사방법을, 그리고 9장에서는 방송 학의 학문적 특징과 그 미래를 전망하고 있다.
김 교수가 먼저 내어놓은 『텔리비젼방송』과 『방송원론』이 방송제작을 위한 실제적 면을 다룬 데 반해 『방송매체론』은 방송의 이론 면을 중심으로 한 저작이다. 방송의 이론적 면을 다루면서도 실제적 적용 성이 적은 공리공론에 빠지지 않고 현실개선의 강한 의지를 기조에 깔고 있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훌륭한 교과서가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방송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을 위해서도 좋은 교양서가 될 것임을 의심치 않는다.
이상회<신방과·연세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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