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고개를 젓는 김지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1면

<본선 8강전>?○탕웨이싱 3단 ?●김지석 9단

제8보(89~104)=어제 김지석 9단을 기원 4층 기사실에서 만났다. 대국 후 6개월. 다시 한번 들었다. “뭔가 잘 안 돼요. 공격이 아니라 집을 지키고 기회를 기다렸어야 했나요.” 앳된 얼굴, 조심스러운 어조, 공손한 태도. 고운 청년이다. 아니다. 결혼했으니 어른이다.

 수비여야 했나, 아쉽지만 바둑이란 게 그렇다. 귀의 사활 문제라면 50수고 100수고 다 읽을 수 있다. 그러나 사방이 터진 모호한 중앙이라면 두세 수도 힘들다. 형세 판단까지 더한다면 명인도 한숨만 나온다.

 이제는 이판사판. 공격밖에 없다. 91은 호구 자리 급소. 93도 급소다. ‘참고도1’ 1은 틀린 급소로 백이 쉽게 탈출한다. 94가 좋은 수. 삶을 얻기 위해선 백도 흑을 갈라놓을 필요가 있다. 공격이든 수비든 끊기거나 갈라지면 약점이 생긴다. 사활에는 상대의 약점이 꼭 필요하다. A 끊으면 언제나 백104, 흑B, 백C까지 간단히 연결한다.

 104까지는 필연으로, 백도 뒤뚱거리지만 흑이 던진 그물도 뭔가 허술하다. 104가 빈삼각 형태지만 C와 D를 맞봐 쉽게 잡히지 않을 모양이다. 흑A 패 들어가는 수는 없다. 백은 상변 넉 점 정도는 언제나 버린다.

 참고로 96 응수타진엔 97 단 한 수. 백도 ‘참고도2’는 두렵다. 중앙 백이 잡힌다.

문용직 객원기자

▶ [바둑] 기사 더 보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