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선일체…한국의 정통다도|대흥사응송스님 한일다교류회서 강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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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잊혀져가는 우리의 고유한 다생활의 재현을 위한 한일교류회가 13일 열렸다.
일본인들이 아직까지 그들의 민속으로 전하고 있는 다도는 한반도에서 전마된것이 분명하지만 전마되는 과정에서 변질, 오늘날 우리고유의 다생활과는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이날 모임은 국내의 민속및 역사학자 50명과 일본학자 1백여명이 참석, 한일다사에 관한 갖가지토론을 벌었다.
우리나라에서 단2권뿐인 초의스님의 다에관한 저언『다곤전』 『동다송』을 소장하고 있는 응송스님(해남대고사석)의 강연 『한국정통다도에 대하여』는 특히 관심을 보였다.
『다곤전』은 순조 28년(서기 1828년) 대흥사의 초의스님이 하동군화개면칠후아자선원에 가서 만보전길에있는 다에 관한부분을 표출한 것인데 응송스님에 의해 보존되어왔다.
『속다송』 역시 초의스님의 저서로 순조서년(서기1831년)에 왕의순마인 홍현주(해거도인)의 청에의해 쓴책이다. 현재 응송스님은 2권의 다에관한 저서이외에 초의스님이 생전에 쓰던 다를 가는 맷돌을 소장하고 있다.
초의스님의 저서에 의하면 다실에는 반드시 달마상을 건다고 한다. 그앞에 천연그대로의 나무를 잘라 다리를 붙인 책상을 놓고 그위에는 모시베나 무명베를 덮게된다. 그위에 향로와 다명·줏대 한쌍을 놓고 그외에 사군자중 하나인 난을 심은 화분을 놓는다.
일본의 다도와 우리의것이 다른 한 예가 꽃꽂이와 화분의 차이인데 우리나라에서의 사군자화분이 자연전체를 나타내는것임에 비해 변화과정에있는 꽃을 꺾어놓는 일본의 도는 동양사상에서 빗나간 감을 느끼게한다.
다를 달여오는것은 사미승으로 밖에서 달인 다를 차반에 담아와 무릎을 꿇고 바친다.
우리나라에서 쓰던 다는 작설다로 이것은 차잎이 하나 나았을때(일창) 뜯어서 만든다. 잎이 두개이상 나왔을때(일주)는 다를 만들지않고 병과를 만든다.
병과 만드는 법은 차잎을 시루에 찐다음 절구에 찧어 4각형의 틀속에 압착시킨것을 빼서숯불에 말린다. 말릴때는 숯불위에 대나무로 만든덕을 놓아 불길이 직접닿지않게 한다. 바짝 말린 것이 병수이고 이것을 포개어 맷돌에 간것이 말다이다.
이렇게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 다는 가히 다선체의 경지에까지 다다르게 하는것이지만 이조5백년간 다가 쇠퇴한것은 그당시 불교 탄압에 원인이 있다고 응송스님은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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