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의 격정 쓰다듬을「평화의 사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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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도시매연과 차량소음 등 공해의 중심지 같은 서울 시청앞 광장에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들이 떼지어 한가히 날아들어 행인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이 비둘기들은 서울시가 청사옥상에서 기르는 것으로 지난달 초순부터 서울시 공원과 사육사윤동훈씨 (41) 가 길들여 내려앉게 한 것.
○…윤씨는 처음 1주일간 시청옥상에서 모이를 줄 때마다 휘파람을 불어 길들인 뒤 매일 상오 8시와 하오 2시 두 차례씩 비둘기가 배고플 때를 이용, 제일 좋아하는 콩과 밀을 원형으로 된 광장의 차량회전 철책 안에 뿌리고 휘파람을 불어 유도했다. 며칠 동안은 한두 마리만 내려와 모이를 쪼으려다 자동차「클랙슨」에 놀라 날아가곤 했으나 2주쯤 지나서는 10여마리의 단골이 생기고 한달쯤 뒤부터는 1백여 마리로 불어나 안심하고 모이를 쪼아먹게 했다는 것.
이제는 윤씨가 휘파람을 불지 않아도 떼를 지어 내려와 절책밖 차도까지 나가 놀아 자동차들이 피해갈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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