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현 문협 이사장 사퇴표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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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지난주 시나리오 『남녀공학』의 표절문제로 예륜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했던 조연현씨가 30일 한국문인협회 이사장직도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혀 주목을 끌고 있다.
75넌1월 이호철씨와 치열한 선거전을 벌여 문협 이사장직에 연임된 조연현씨는 선거 직후 『문협 선거에 따른 불협화음을 없애기 위해 직접선거의 방법을 지양, 추대제로 경관을 그치겠다』고 발언, 오는9일의 문협 총회는 문협의 조씨 체제를 굳힐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조씨의 갑작스러운 사의표명으로 문단은 어리둥절한 상태.
조씨의 이사장직을 사퇴하겠다는 표면적 이유는 『3년 동안 일하다보니까 귀찮은 일만 생기고 개인적으로 손해보는 일만 많기 때문이며 문협기관지인 월간문학의 재경상태가 극도로 악화, 더 이상 지탱해 나가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고 말하고 있으나 정초 아시아-아프리카 작가대회를 개최하겠다는 등 새로운 의욕을 펴보였던 그로서 이번 사의 표명은 의외라는 일반적인 것이 견해.
앞서 조씨의 예륜위원장직 사표도 이사회에서 반려, 총회에서 논의되도록 되어 있으며 이번 문협이사장직 사표도 2일의 이사회를 거쳐 9일의 총회에 부의되도록 되어있으나 반려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조씨는 『이번 사의표명은 반드시 관철할 것』이라고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조씨의 측근들은 그가 예륜위원장직이나 문협이사장직을 내놓고 현대문학 주간직이나 동대교수직만을 맡는다는데는 회의적이고 아마도 또 다른 문단적 혹은 더 나가서 정치적 복선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는 사람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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