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양 횡설수설, 수사 난관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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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수원=정천수·정연복기자】수원경찰서장실 권총도난사건은 자살한 이종태경위(42·안성경찰서 정보과장)의 애인 정길자양(24·수원서장실「타이피스트」)이 13일 이경위의 자살사실을 알고 범행자체에 대해 횡설수설하기 시작함으로써 수사는 또 다시 난관에 부닥쳤다.
정양은 지금까지 이경위의 자살사실을 몰랐으나 심문과정에서 자살사실이 누설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관계자들은 범행동기 및 권총등 물증을 전혀 밝혀내지 못한 상태에서 정양마저 횡설수설하고 있어 수사는 더욱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수사본부는 정길자양이 범행 때 쓴 송곳은 압수했으나 분실된 권총과 실탄, 이서장의 신분증·주민등록증·구두인환권·청우회 금「배지」등 물증은 한가기도 찾지 못했다.
수사본부는 이 사건을 단순한 인사불만이상의 원인과 배후가 있는 범행으로도 보고 있는데 그 이유는▲이경위가 8년전 이서장과 부여경찰서에 함께 재직한 것은 불과 3개월에 지나지 않으며 그사이 원한을 살만한 일이 없었으며▲평소 주위사람들에게 이서장에 대한 불만이나 인사부조리에 대한 불평을 말한 적이 없었고▲권총과 실탄이 확보된 뒤에 다시 이서장의 신분증과 주민등록증을 훔치도록 요구했다는 점등이다.
수사본부는 12일 서울지검수원지청 함영업검사의 지휘로 수원시장안동83 이경위 집과 빙원시영화동117 정길자양 집을 수색, 이경위 집에서는 38구경권총에도 쓸 수 있는 실탄5발 (3발은 녹슨 것) 탄띠1개를 발견했으나 도난 된 「리벌버」권총실탄은 아니었으며 약속어음 액면1백60만원짜리1장, 자기앞수표(액면 16만원짜리) 1장등을 장롱속과 이불속에서 찾아냈다.
또 수사본부는 작년12월20일 수원시내와 원천유원지사이를 운행한「택시」를 찾기 위해 수원시내 8개「택시」회사 소속2백17대「택시」운전사를 대상으로 조사했으나 이경위를 승차시킨「택시」를 밝혀 내지 못했다.
수사본부는 12일 이경위가 하숙하고 있었던 안성읍인지동 광세여관(주인최건택)과 단골식사를 해온 삼오정, 지난해 12월19일 정양과 함께 투숙했던 C여관등 주변과 평소 이경위와 돈까지 꾸어줄 정도로 가깝게 지냈던 서울K모 건설회사 이모씨(46)등 10여명을 대상으로 행적수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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