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나르다 허리 삐끗 '급성 디스크' 수술 없이도 치료 OK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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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른병원 의료진이 허리디스크의 비수술 치료법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경막외 내시경레이저시술과 고주파 수핵감압술 등이 대표적인 비수술 치료법이다.

지난해 말, 드디어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룬 손민호(44)씨. 이사를 하느라 최근까지 분주한 나날을 보냈다. 그런데 그리 크지 않은 짐을 본인이 직접 옮기려고 한 것이 화근이 됐다. 장식장을 들어 올리던 손씨는 갑자기 허리가 우지끈 무너지는 듯한 통증을 느끼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손씨는 아내의 부축을 받으며 근처 세바른병원을 찾았다. 세바른병원 신명주 대표원장은 “손씨는 급성 허리디스크”라고 판정을 내리면서 “척추에 갑자기 하중이 실리면서 척추뼈 사이의 추간판(디스크)이 밀려나와 신경을 눌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손씨는 수술을 하기 싫었다. 수술에 대한 부담 자체도 있었지만 입원 기간이 더 문제였다. 손씨는 “자영업자이기 때문에 일을 쉰다는 것은 곧 매출의 타격을 의미한다”면서 “그런데 수술은 전혀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설명에 반가웠다”고 전했다.

손씨가 디스크의 치료로 수술을 먼저 떠올린 건 무리가 아니다. 수술만이 허리디스크 완치를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되던 시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세바른병원의 생각은 다르다. 척추는 완치 자체가 어려우며, 실제로 병원을 방문하는 척추환자들 중 반드시 수술을 해야 하는 사람은 기껏해야 5% 정도라고 밝혔다.

 세바른병원 신명주 대표원장은 “척추는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퇴행성 변화를 일으키므로 완치가 사실상 어렵다”면서 “최대한 정상조직을 보존하면서 통증을 줄여나가는 비수술 치료가 환자 삶의 질을 더욱 높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비수술 치료의 핵심은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미세 카테터를 삽입해 눌린 신경을 풀어주는 것이다. 대표적인 비수술 치료법에는 급성 허리디스크를 치료하는 데 활용된 경막외 내시경레이저시술, 고주파 수핵감압술 등이 있다.

 경막외 내시경레이저시술은 꼬리뼈 부분을 통해 척추에 미세 카테터를 집어넣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꼬리뼈 내시경레이저시술’이라고도 불린다.

 세바른병원 문병진 대표원장은 “카테터에는 내시경이 부착돼 있어 염증, 유착, 디스크 탈출 등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면서 “이후 레이저를 쬐어주거나 약물을 주입해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을 제거한다”고 설명했다. 레이저의 사용은 염증 제거 범위를 전보다 넓히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고주파 수핵감압술은 허리디스크와 함께 목디스크도 치료할 수 있는 시술이다. 튀어나온 디스크 부위에 바늘을 삽입한 뒤 고주파열에너지를 직접 쏘여 디스크를 원래의 모양대로 되돌리고 통증을 완화시킨다.

 세바른병원 김태엽 원장은 “고주파열을 가해 디스크 내의 압력을 낮춘다. 이 과정에서 생긴 빈 공간을 수축, 응고시킨다. 이 과정을 거치면 튀어나온 디스크의 크기가 줄어들어 압박 받던 신경이 자연스럽게 풀린다”고 시술의 원리를 설명했다. 국소마취 하에 약 15분간의 시술로 치료를 마칠 수 있다.

 비수술 치료의 가장 큰 장점은 신속함이다. 시술에 소요되는 시간과 치료 효과가 나타나는 시기 모두 해당한다. 복합 시술을 받은 후 불편 없이 일상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손씨는 “지금 생각해도 세바른병원의 비수술 치료는 잘한 선택이었다”고 회상한다. “시술 받은 다음 몇 시간 쉬고 나니까 바로 허리가 똑바로 펴졌어요. 무엇보다 일을 쉬지 않고도 쉽게 치료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문의 1588-3094.

배은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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