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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유기견 없는 반려동물 낙원 만든다

중앙일보

입력

◇ 사력을 다해 달린 30대 여성은 오히려 애견보다 늦어 3등에 그쳤다. 이 애견은 결승선에서 울리는 찍찍이(?) 소리를 듣고 미친 듯이 달렸다.

경기도는 22일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성남시, (사)유기견 없는 도시와 함께 ‘제1회 경기 펫 페스티벌’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대회에는 김문수 경기도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사)유기견 없는 도시 김지민 대표, 김태년·이종훈 국회의원 등을 비롯해 애견동물협회 관계자와 애견인 등 8천여 명이 참석했다.펫 페스티벌 본 대회에 이어 펼쳐진 훈련시범단의 어질리티·프리스비 공연에 관람객들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이 공연은 강성호 소장이 진행하는 세퍼드의 환성적인 점프, 원반던지기 등의 묘기가 축제의 하이라이트를 이뤘다. 김문수 지사와 이재명 시장의 경기도 도우미견 나눔센터 유기견 2마리 입양 전달식과 함께 스포츠독 원반던지기 시구가 진행되면서 행사장은 무르익기 시작했다. 이어 김 지사와 이 시장은 애견과 함께 달리는 70m 경주에도 직접 참여했다.

반려견과 함께 70m 달리기에 참여한 800여 명의 경주가 열리는 동안 한쪽에서는 200여 마리의 진돗개 품평회와 애견미용사 70여 명의 아트콘테스트가 동시 진행됐다.오후 들어 애견 건강달리기대회 예선을 통과한 견주들의 70m 경주 열기가 점차 뜨거워지면서 애견인뿐만 아니라 일반시민들도 관중석으로 모여들었다.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빨리 달리면 함성이 절로 나왔다. 그러나 견주가 너무 빨라 애견이 질질 끌리면 곧장 탄식을 쏟아내 경주를 중단시켰다. ‘아가’를 함부로 다루는 데 대한 질책은 의외로 단호하고 거셌다.성남시 분당에서 대회장을 찾은 한수정(34) 씨는 “오늘 경기도에서 처음 열리는 펫 페스티벌이라 찾아왔는데 반려동물 애호가들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며 “애견 달리기가 재미있었는데 견주와 애견들이 넘어지는 게 안타까웠다. 다음부터는 사람보다 애견이 먼저 들어오는 룰로 바꿨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애완견 아트 콘테스트 경연 현장도 조용한 가운데 그 열기가 뜨거웠다. 애완견 미용사 자격증 응시자들은 주어진 시간으로 가위질이 날렵했고, 아트 콘테스트 참가자들은 그동안 갈고 닦은 솜씨를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사)한국그루머협회 정민철(44) 이사는 “애완견 미용사는 나이 들어서도 할 수 있는 직종이다. 하지만 요즘 배우려는 젊은층이 적어 미용사가 부족하다”며 “보통 애견센터를 운영하려면 미용사 자격증도 따는 편이다. 우리나라 여성들의 가위질 솜씨는 세계에서도 알아줘 해외인력 수출도 유망하다”고 말했다.

가족 동반 나들이로 많은 애견인들이 대회장을 찾아 각종 볼거리를 즐겼다. 가족이나 지인이 애견 달리기에 참가하면 응원과 함께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마스코트 하니·반니와 함께하는 가위바위보 이벤트 행사에도 많은 반려동물 애호가와 시민들이 참가해 관심이 집중됐다. 게임에서 참가자가 이길 경우 반려동물 먹이를 선물로 주었다.한편 펫 페스티벌 부대행사로 진돗개 쇼, 농림축산검역본부 미니콘서트, 사진전, 축산물 안전관리인증원의 안전 캠페인, 수의사회 무료 건강 상담, 행동교정 무료상담, 무료미용, 유기견 모델과 사진 찍기, 애견 카페, 반려동물단체 캠페인, 반려동물 놀이터, 기타 반려동물 관련 전문업체 이벤트 등이 펼쳐졌다.

김성식 도 동물방역위생과장은 “경기도에서만 매년 평균 1만5천 마리의 유기견이 발생하고 있다”며 “올바른 동물사랑과 성숙된 반려동물 문화 확립을 위한 축제의 장으로 마련한 이번 제1회 경기 펫 페스티벌을 통해 생명사랑의 소중함을 깨닫고 유기견 없는 경기도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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