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은 허리가 굵은 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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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우리나라에는 아직 국민 표준체형 치수가 없다. 따라서 많은 사람이 입어 몸에 맞을 수 있는 기성복제작이 어려운 상태에 있다 이 점에 착안한 연세대 가정대 도재은교수는 지난 3년간 총9백 여명에 이르는 한국여성의 체격「사이즈」를 직접 재어 그 통계를 근거로 한 한국여성 치수 규격 실정연구를 최근 마무리했다.
그 내용을 「패턴」 활용법과 함께 담아 책 (「패턴·디자인」 및 제작법) 을 곧 출판할 예정인 도교수는『이 자그마한 연구가 우리의 복장 생활 개선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는 소망을 조심스럽게 편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여성 기성복은 「사이즈」 구분을 대부분 미국기성복을 비슷하게 뽄뜨거나「버스트」중심의 大·中·小로 나누는 것이 보통이었다. 따라서 우리의 체격형태와는 차이가 나고 「사이즈」 구분이 커서 미국인의 옷을 빌어 입는 격이었다. 그만큼 몸에 맞는 기성복을 고르기가 어려웠다.
따라서 도교수는 한 「사이즈」와 다음「사이즈」의 간격을 좁혀 미혼4종류·기혼 6종류로 총10종류의「패턴」을 실점했다. 미혼여성보다 기혼여성의 경우가 몸의 「사이즈」 가 더욱 다양하기 때문이다.
『미혼여성의 경우는 「사이즈」를 6·8·10·12로 나누어「버스트」의 치수가 79cm로부터 92cm까지로 실점했어요. 기혼여성은 14·16을 덧붙여 「버스트」 102cm까지를 「커버」하도록 했습니다.
미혼여성인 경우에는「버스트」에서 20을 뺀 숫자가 「웨이스트」 의 치수로, 허리치수에 25를 더한 숫자가 「히프」가 되는 공식을 유도해냈다.
우리의 여성들은 미국의 여성과 비교하면 같은 「사이즈」의 「버스트」에서 허리와 「히프」의 둘레가 넓은 것이 인상적.
도교수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버스트」치수에서 25를 뺀 것이 일반적인 허리치수다.
기혼여성은 「버스트」 에서 18을 뺀 숫자가 허리둘레로, 「히프·사이즈」에서 24를 뺀 숫자가 역시 허리둘레라는 공식이 성립된다. 따라서 우리나라 기혼여성의 체격은 같은「사이즈」 의 「버스트」 인 경우라도 허리가 2cm정도, 「히프」가 1cm정도 크다는 얘기가 된다.
『우리가 조사한 결과로는 한국여성들은 미혼·기혼 구별 없이 모두 10「사이즈」 가 가장 많아 전체 30%에 가깝더군요. 그러니까 「버스트」 87cm·허리둘레 67∼69cm, 「히프」92∼93cm가 되는 셈이지요.』 이런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마음을 쓴 것이 『「사이즈」재기의 정확성』.
가슴둘레·허리둘레·「히프·사이즈」는 물론 등길이·팔목둘레·목 둘레등 신체의 13군데를 재는「새로운 치수재기」 인 『재은 방법』 을 개발하기도 했다.
『「핀」 하나를 잘못 찔러도 1mm의 차이가 나기 때문에 정확·정밀을「모토」로 했어요. 이렇게 얻어진 통계를 바탕으로 하여 각종의 기본원형을 참고로 했는데 특히 「보그·패턴」에 나오는 「하프·사이즈」와 「버터리」 지의 「우먼·사이즈」가 크게 참고가 됐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치수 규격은 어떤 형태의「패턴」에도 신축성 있게 활용할 수 있어 특별히 양재를 배우지 않은 사람이라도 손쉽게 이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도교수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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