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에 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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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솔제니친」의 작품 「암병등」속에 소련의 전설이 씌어져 있는데 그 내용이 인간의 일생의 특색을 나타낸 것 같아 재미있다. 즉「알라」신이 이 지구상의 모든 생물에게 수명을 나누어주었는데, 사람은 제일 마지막에 신을 찾아갔더란다. 그래서 「알라」 신의 수중엔 나누어줄 수명이 25년밖에 남아있지 않아 인간은 너무 짧다고 불편을 했다고 한다. 「알라」신은 할 수 없어 사람이 재주껏 다른 동물로부터 얻어보라고 허락했다. 그래서 길을 가다가 제일 먼저 만난 말에 25년, 그 다음 만난 개에 25년, 그리고 맨 마지막에 원숭이로부터 25년을 얻어 합쳐서 1백년의 수명을 연장시켰다는데, 그러면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나이가 25세까지, 그것은 다시 말해서 온갖 것에 대한 호기심과 향학열과 흡수력이 강하고 발랄하며 정신이 맑고 깨끗해서 가장 순수한 시기란 비유인 것 갈다. 그런데 어제 신문엔 또 대마초 담배가 많은 젊음을 좀먹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 젊음은 그 인간다움의 시기를 왜 마약으로 망각하려는 것일까? 그들이 지워 버리려는 젊음이 무엇보다도 값진 것임을 우리들 먼저 세상을 살아온 사람들을 알고 있다.
그들의 무명을 눈뜨게 하고 그들의 정신적인 방향을 바른길로 인도해 줄 수 있는 친구 같은 어른들이 부재했었다는 것일까. 젊은 남자머리가 좀 길대서, 젊은 여자 치맛자락이 무릎 위 몇cm가 넘는대서 단속하고 망신을 서슴없이 주는 외형적인 단속이 얼만큼 현명한 처사였을까. 젊음이 마약으로 해서 좀먹어 들어가는 이시점에서 서로가 반성해보아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그들을 얼마만큼 이나마 따뜻한 마음씨로 이해해주고 있는 것일까.
마약을 찾아 중동지방까지 흘러 들어온 백인 젊은 남녀가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거리를 흐릿한 눈으로 배회하던 모습, 그리고 내가 어릴 때 중국이나 포주길거리에 휴지같이 더럽고 무가치하게 나뒹굴던 아편장이의 시체들, 이것들이 모두 망국적인 요소이다. 북이 호시탐탐 남침의 기회를 노리는 이 마당에 안이하고 근시안적인 방법이나 모색하고 방관만 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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