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팟국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남정숙 여사의 솜씨>
화가 변종하씨댁 별미는 굵은 파를 듬뿍 넣어 끓인 팟국. 경상도 태생의 부인 남정숙 여사(49)의 팟국 끓이는 솜씨는 쉽게 볼 수 없는 독특한 것이라고 변 화백의 자랑이 대단하다.
『요즈음 서울에서 맛볼 수 있는 육개장의 원조가 사실은 대구지방에서 많이 먹는 파국일 겁니다. 원래 대구근교가 달고(감) 굵은 파의 명산지인데 그 파로 끓인 것이라야 대구지방 특유의 팟국이 됩니다. 』 부인의 요리솜씨를 지켜보던 변씨가 옆에서 자청하는 설명.
어린시절, 변 화백의 모친 솜씨로 맛보던 팟국이 지금은 아내의 솜씨로 전수되었다는 것이다.
『팟국을 만드는 법은 특별한 것이 없어요. 쇠뼈를 흠씬 삶은 물에 파를 듬뿍 넣어 끊이는 것인데 그 국물이 시원하고 구수해서 술을 즐기는 분에겐 더없이 좋은 국이지요.』 쇠 무릎뼈를 깨끗이 손질하여 물을 붓고 하룻밤을 끓인다. 다음날 뼈를 추려내고 국거리용 쇠고기를 넣어 다시 끓인다. 파는 손질하여 더운물에 대치고 삶은 쇠고기는 먹기 좋게 찢어 함께 양념을 한다. 고춧가루, 파, 마늘, 참기름을 넉넉히 넣고 파와 쇠고기를 양념하는데 오래도록 손으로 문질러야 제 맛이 난다.
『양념한 파와 고기를 다시 빼고 국물에 넣어 오래도록 끓여야 진국이 우러나지요. 나중에 파는 흐물흐물해져 보이지 않고 걸쭉한 국이 되는데 시원하고 구수하기가 이를데 없어요.』 남 여사는 설명까지도 구수하게 한다.
파는 조미를 돕는 야채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식품. 「이눌린」과 「비타민」A 또는 B1, B2, C 그리고 무기질인 「칼슘」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 「알칼리」성 식품이다.
파는 또 자극성 방향으로 동물성 식품의 냄새를 없애준다. 그밖에 소화액의 분비를 왕성케 해주는 「이눌린」은 소화기안의 「비타민」과 결합하여 그 흡수를 도와주기도 한다.
『억세지 않고 연한 파라야 감미가 높아 국맛이 좋지요. 또한 오래오래 정성 들여 끓여야 제 맛이 나요.』남 여사는 음식 만드는 솜씨의 첫째 비결은 무엇보다 정성을 들이는 것이라고 일러준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