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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태세 갖추는 미·소의 금성 탐색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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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지난 5일 소련의 무인 금성탐색선 「비너스」10호가 1백33일간 3억km의 우주공간을 비행한 끝에 금성에 연착륙, 「파노라마」사진을 보내옴으로써 금성에 관한 한 소련은 미국을 완전히 앞지르고 있음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번 「비너스」9·10호의 각기 53분, 65분간의 송신활동으로 금성표면과 대기권에 관한 많은 자료를 얻게 되었다.
이들 자료를 분석한 소련과학자들은 금성표면은 끊임없는 풍화작용과 고압·고온 때문에 모래·먼지로 덮인 사막일 것이라는 종래의 생각을 뒤엎고 직경30∼40cm정도의 뾰족한 바위와 자갈로 된 강바닥이나 해저와 비슷하다고 밝히고 있다.
또 금성의 지평선이 곡선을 이루며 태양광선이 구름층을 통과할 수 있다고 결론을 지었다.
이밖에도 과학자들은 바위모양으로부터 비교적 최근에 화산폭발이나 지진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있으며 금성대기권에 강력한 순환기류가 있다는 사실도 입증했다고 말하고있다.
금성탐색 15년 동안 미·소 양국이 얻은 자료를 종합해보면 금성에는 ①방사능대가 없고 자장도 거의 없다. ②계절변화가 없고 일출과 일몰이 연2회 있다. ③공전 주기는 2백44일이며 회전축은 궤도와 수직이다. ④대기는 90∼95%가 탄산개스이고 나머지는 산소·수증기·질소로 되어있다. ⑤표면온도는 섭씨 4백50∼5백도, 기압은 75∼1백5기압이며 ⑥대기밀도는 지구의 60배정도인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제까지의 금성탐색은 미국이 화성탐색에 주력하는 사이 소련이 발사횟수나 성과면에서 단연 압도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금성탐색전도 78년부터는 미·소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미국은 내년 7월 「바이킹」선이 화성에 착륙하면 우주연락선 개발과 함께 본격적인 금성탐색에 들어가 78년에는 탐색선을 쏘아 올릴 예정으로 있다.
소련도 이번 10호로써 일단 금성탐색계획을 끝내고 역시 78년 초부터는 금성표면에서 탐색차량을 이용하는 새로운 「윈도」(창) 계획을 시작하리라 한다.
그러나 19개월마다 접근하는 금성을 추적, 탐색하기 위해선 고도의 정밀기술 외에도 내열·내압의 특수 우주선과 낙하산의 개발 등 문제점이 많다고 하겠다.
소련과학자들은 21세기에는 유인탐색선을 보낼 수 있다고 보지만 70∼1백 기압이 넘는 고압을 인간이 견딜 수 있는 장비나 기술이 개발될 것 인지는 의문이다. <신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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