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민 "경선 불참" … 또 탈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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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경선룰에 반발해 온 우근민(사진) 제주지사가 “새누리당 제주지사 후보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15일 발표했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지난 13일 우 지사가 제안한 ‘당원 경선방식’ 대신 원희룡 전 의원이 주장해 온 ‘100% 여론조사 경선방식’을 택한 데 대한 반발이다.

우 지사는 이날 서면자료를 통해 “저와 뜻을 함께하겠다고 입당한 당원들을 배제하고 기존 당원만으로 국민참여경선을 치르는 합리적인 방안까지 최종 제안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경선 불참 이유를 설명했다. 우 지사는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도 “특정인 한 사람(원 전 의원)을 배려해 경선 룰을 통째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은 정상적인 것을 비정상적인 것으로 꿰맞추는 궤변”이라고 불쾌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우 지사는 새누리당을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방법과 제주지사 선거에 아예 불출마하는 방안을 모두 고민하고 있다. 우 지사는 “도민과 당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적절한 시기에 지방선거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우 지사 측은 “여지껏 새누리당 후보로서 제주지사 출마를 준비해 온 게 좌절된 만큼 원점으로 돌아가 고민하고 있다”며 “무소속 출마와 불출마 두 가지 모두 심각하게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우 지사가 탈당할 경우 네 번째 탈당이 된다. 관선 제주지사를 지낸(27·28대) 우 지사는 1995년 민자당 후보로 제주지사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98년 선거에서는 여당인 새정치국민회의로 당적을 옮겨 출마해 제주지사에 당선됐으며 2002년(새천년민주당) 연임에 성공했다. 2004년에 선거법 위반으로 지사직을 박탈당하면서 당적을 잃었다. 2010년 민주당에 복당했으나 중앙당이 공천 배제 결정을 내리자 16일 만에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우 지사는 현재 새누리당 소속이다. 지난해 11월 1만7000명의 신규 당원을 데리고 입당했다. 대의원과 당원 투표에 유리한 우 지사는 제주지사 경선에서도 “대의원 투표 20%와 당원 투표 30%가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 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대통령 될 수 있다”=한편 원희룡 전 의원은 16일 오후 제주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우 지사에 대해 “평생 저의 강력한 후견자로 모시고 싶다”며 당의 잔류를 요청했다. 원 전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 지사는 92년 제가 사법시험에 합격했을 때 도지사로서 감사패를 주셨고 오늘까지 삼촌처럼 늘 격려해 주셨다”며 “고뇌에 찬 결단을 해주길 후배로서 간곡히 부탁한다”고 했다. 원 전 의원은 “제주의 변화와 새 시대를 열라고 사랑하는 어머니 제주가 저를 불러 주셨다”며 “새로움을 창조하는 제주지사가 대한민국 대통령도 될 수 있는 것”이라며 출마의 변을 밝혔다.

천권필·하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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