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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특색 있는 아파트 단지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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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면

천안시 불당동 대동다숲을 비롯해 천안·아산에는 특색 있는 아파트 단지가 많다. 천안아산&이 연재한 ‘아파트 탐방 시리즈’에 소개된 우리 동네 아파트 단지들을 다시 가봤다.

● 천안 구성동 미소지움 아파트

천안 구성동 미소지움아파트는 건강으로 이웃과 정을 나누는 곳이다. 이 마을은 저녁이면 탁구를 하는 주민들의 열기로 가득하다. 2007년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주민들을 위해 운동시설을 설치했다. 주민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운동을 고민하다가 결정한 시설이 탁구장이었다. 처음엔 탁구대 3면에 불과했지만 주민들이 모여들기 시작해 2면을 추가로 설치했다. 천안시도 탁구대 2면을 지원하면서 미소지움 아파트는 인근 단지에서 가장 넓은 탁구장(500㎡)을 갖게 됐다.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회비를 모아 운동 후에 담소를 나눌 수 있는 휴게실도 마련했다. 주민들에게 작은 변화가 생겼다. 뇌경색으로 입원한 적이 있는 주민이 건강을 챙기며 정을 나누고 또 다른 주민은 운동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하는 등 1석 3조의 즐거움을 누리며 생활하고 있다. 2년 전에는 인근 주민들에게도 탁구장을 개방해 주변 주민들의 건강까지 챙기며 구성동 주민을 하나로 묶어주는 매개체가 됐다.

● 천안 쌍용동 동아벽산아파트(용암마을)

천안 쌍용동 동아벽산아파트(용암마을)는 노인과 아이들이 어울려 책을 읽는 곳으로 유명하다. 단지에 마련된 작은 도서관 ‘용암문고’에는 5000권의 책이 비치돼 있다. 시중 작은 서점과도 견줄 만한 수준이다. 노인회 회원이 자원봉사자로 나서 도서대출장부를 챙긴다. 용암마을 노인회가 2009년 5월 문을 연 용암문고는 주로 방학 때 단지에 사는 초등·중학생들이 이용한다.

경로당에서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던 노인들이 의기투합해 마을도서관을 만들었다. 35년간 교직 생활 후 은퇴한 당시 노인회장 주진주(73) 할아버지가 쓰레기 분리수거장에 버려진 책을 보고 문고 개설을 생각해냈다. 노인회 회원들이 뜻을 모아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책 기증 운동을 펼쳐 300여 권을 모았다. 소문이 나면서 천안시가 200여 권의 책을 보내줬고 민간 단체에서도 책을 기증해 6개월 만에 1000여 권의 책이 쌓여 문고를 열었다.

도서관은 아파트에 사는 학생·주민들의 독서 공간은 물론 주민들이 만나는 장소로도 활용되고 있다. 매주 목·금요일엔 도서관 문을 열기도 전에 주부독서클럽 회원들이 모여 토론회를 연다. 주민들로 구성된 도서관후원회도 발족됐다. 용암문고가 도서관 기능과 함께 만남·토론·화합의 장소로 활용되면서 주민을 위한 문화센터 역할도 하게 됐다. 인근 주공9단지 아파트 노인회와 백석동 노인회는 용암문고를 벤치마킹해 도서관을 만들었다.

● 아산 모종주공아파트

아산 모종주공아파트는 주민들이 화원을 만들었다. 단지 내 식물원을 만들어 이웃 간 정을 나눈다. 동네 화원은 66㎡ 남짓 작은 공간에 20여 가지의 꽃이 식재돼 있다. 봄에는 아카시아, 여름에는 장미가 피고, 가을에는 코스모스 향기가 단지를 향긋하게 물들인다. 꽃밭 옆에는 상추와 깻잎 등 화학 비료를 전혀 첨가하지 않은 유기농 채소도 자란다. 주민들은 부녀회에 얘기하고 직접 따서 먹으면 된다. 다른 곳에 비해 노인을 위한 프로그램도 많다. 아파트 부녀회와 관리소는 해마다 24차례에 걸쳐 ‘노인위안잔치’와 ‘노인위안관광’을 진행한다. 노인위안잔치의 경우 단지 내 어린이집 원생들이 경로당을 찾아 재롱잔치와 안마를 해주며 노인들의 몸과 마음을 즐겁게 해준다. 봄과 가을에는 노인노래교실도 개최한다. 온양민속박물관과도 협약을 맺고 매주 일요일 가족공방체험장도 운영한다.

● 아산 온양힐스테이트 아파트

아산 온양힐스테이트 아파트 단지는 텃밭을 통해 이웃과 정을 나눈다. 아파트 정문 앞 165㎡의 텃밭에는 없는 게 없다. 주민들이 기른 상추·열무·깻잎·애호박 같은 채소로 반찬을 마련해 노인들에게 식사를 대접한다. 점심시간이 다가올 무렵이면 노인회 사랑방은 시끌벅적하다. 노인회와 부녀회 회원들은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 텃밭에서 갓 뽑아온 채소로 식사를 준비한다. 노인회원들도 부녀회원들과 함께 삼계탕을 끓이고 밑반찬을 만드는 등 매주 동네잔치가 벌어진다. 아파트 입주와 동시에 주민 화합을 위해 산악회를 결성했다. 주민들의 친밀감을 키우기 위해서다. 몇 명 되지 않던 회원은 어느새 60여 명으로 늘었다. 산악회는 인근 지역뿐 아니라 지리산·속리산·내장산 등 전국 명산을 찾아다닌다. 주민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가득하다. 일주일에 두 번 스포츠 댄스 교실, 요가 교실이 열린다. 아산시의 지원을 받기 때문에 무료다. 특히 스포츠 댄스 교실은 중년부부에게 인기다. 수업을 받으며 잦은 스킨십을 하니 금실도 좋아진단다.

글·사진=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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