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선비 정취재현…대가글·그림넣은 난분 백2O점 명가휘호난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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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신세계미술관은 백자로 구운 화분에 미술가들의 그림·글을 넣은 이채로운 난초분전을 마련했다.
이 명가휘호난분전에는 중견동양화가·서양화가 및 서예가 14명이 참가했고 도자기는 안동오씨의 광주 이천요에서 구워냈다. 출품은 총 1백20점.
고려나 이조시대의 도자기가 지금 적잖게 유존하지만 막상 화분은 희소한 형편이고 특히 난초를 가꿨으리라 추정되는 유물은 전무한 형편이다. 그만큼 난을 가꾸고 감상한다는 것은 어렵고 격을 갖추어야된다. 그것은 곧 옛 선비의 긍지이고 인품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근년에 와서 난의 재배열은 상당히 높아져 있는데 역시 화분이 그 안목과 수요를 따르지못하고있다. 이번 청화백자난분전은 바로 적시의 좋은 전시회다. 난은 재배가 까다로운만큼이나 화분의 선택과 놓이는 환경등이 중요하다.
물론 기형과 그 세부의 조건에 걸쳐 미흡한 점이 없지않지만 난분에 대한 인식을 새삼 환기시켜 준다는 점은 의의있는 일이다.
도화에 참여한 미술가는 김은호 노수현 장우성 김기창 조중현 서세옥(이상 동양화가), 장욱진 남관(서양화가), 김기승 김충현 유희강 이기우(서예가)제씨이다. <신세계미술관·2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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