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이는 친구들과 신나게 축구 시합을 하고 집에 왔다. 온몸이 땀 범벅이다. 학원에 가려면 2시간이 남아 샤워를 하기로 했다. 샤워를 마치고 머리를 말리려고 헤어드라이기를 플러그에 꽂는데 “소중아! 젖은 손으로 플러그나 콘센트를 만지면 안 돼!” 라고 엄마가 소리친다. 왜 젖은 손으로 플러그나 콘센트를 만지면 안되는 걸까? 이유는 물에 젖은 손이 마른 손에 비해 전기가 더 잘 통하기 때문이다. 그럼, 여기서 궁금증 하나 더! 물이 아니라 우유ㆍ주스 같은 음료는 괜찮을까? 실험을 통해 사실을 확인해 봤다.
원리 들여다보기
실험에 앞서 물체와 물질의 차이를 살펴보자. 물질은 물체를 이루는 재료를 말한다. 여기 ‘플라스틱으로 만든 자'가 있다면 플라스틱은 물질, 자는 물체가 된다. 물질은 종류에 따라서 전류가 흐르는 정도가 다르다. 이 다른 정도를 수치로 나타낸 것을 ‘전기전도도’라고 한다. 전류가 많이 흐르면 전기전도도가 크다고 말하고 적게 흐르면 전기전도도가 작다고 표현한다.
젖은 손으로 플러그나 콘센트를 만지면 안 되는 이유는 이 전기전도도와 관련 있다. 젖은 손은 마른 손보다 전류의 흐름을 방해하는 정도인 전기저항이 작아 전기전도도가 크다. 그래서 젖은 손이 마른 손보다 더 많은 전류가 흐른다는 것이다.
그럼, 왜 젖은 손의 전기전도도가 커지는 것일까? 이유는 전해질에서 찾을 수 있다. 전해질은 물에 녹으면 쪼개져 전류를 흐르게 하는 이온을 만들고 이 이온의 양에 따라서 전기전도도의 크기가 달라진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하는 수돗물에는 전해질이 많다. 정리하면, 수돗물에는 전해질이 많아 이온을 많이 만들고 이 이온은 전류를 잘 흐르게 해 전기전도도가 큰 것이다.
원래 순수한 물은 전기전도도가 작아 거의 전류가 흐르지 않는다. 하지만 전해질이 녹아들면 달라진다. 대표적인 전해질인 소금(염화나트륨)은 물에 녹으면 (-)전하를 띄는 염화 이온과 (+)전하를 띄는 나트륨 이온으로 쪼개지는데 이것으로 인해 전류가 잘 흐르게 된다. 그러면 소금과 비슷한 설탕은 어떨까? 설탕은 전해질이 아니다. 소금물과 설탕물을 가지고 실험을 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김동건 선생님의 전기전도도 실험 영상 보려면이번 실험에서는 여러 물질의 전기전도도를 쉽게 확인해 볼 수 있는 전기전도도 측정기(전도도계)를 사용할 것이다.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물질의 전기전도도를 예상해 보고 실제 실험결과와 비교해 보면 더 재미있다.
여러 종류의 측정기 중에 LED도 켜지고 소리도 나는 측정기로 실험을 하면 소리는 안 나고 LED만 약하게 켜지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LED가 더 작은 전류에도 반응하기 때문이므로 소리가 나는 물질에 비해 전류가 적게 흐르는 것이다.
실험하기
가. 준비물: 전기전도도 측정기(전도도계),소금물, 설탕물(원료와 물의 비율이 1대 10, 농도에 따라 전기전도도 강도가 달라진다), 이온음료, 우유, 커피, 증류수, 에탄올, 수돗물 각 100ml 씩
나. 실험과정
1. 여러 가지 액체를 준비한다.
2. 미리 전류가 흐를 것 같은 액체를 예상해 보자.
3. 전기전도도 측정기를 액체에 담가 전류가 흐르는지 확인한다. ※ 전류가 얼마나 잘 흐르는지도 비교해 보자.
4. 전기전도도 측정기를 깨끗이 닦고 여러 액체에도 담가 가며 실험을 계속해본다.
5. 젖은 손과 마른 손의 전기전도도를 측정해 보자.
다. 실험한 재료의 전기전도도 순서(강도가 센 순서)
소금물> 커피·이온음료·우유> 수돗물> 설탕물·증류수> 에탄올
더 생각해 실험하기
- 주변의 여러 액체들 중 전류가 잘 흐르는 액체들의 특징을 살펴보자.
- 물에 녹지 않은 소금과 설탕에 전류가 흐르는지 확인해 보자.
-설탕물과 소금물의 농도를 달리하여 실험해보자
- 여러 가지 물(정수기 물, 생수, 수돗물, 증류수, 바닷물 등)의 전기전도도를 비교해 보자.
- 레몬과 레몬주스의 전기전도도를 비교해 보자.
글=김동건(선린중학교 과학교사), 사진 = 장진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