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른 실력…숨막히는 대회전|대통령배 고교야구 패권의 향방을 진단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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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7일 개막을 눈앞에 둔 대통령배쟁탈 제9회 전국고교야구대회는 전국고교야구의「시즌·오픈」이기 때문에 우승의 판도는 정말 예측을 불허하고 있다. 작년도 패자 경북고를 비롯, 출전 19개「팀」의 전력은 어느 때보다 평준화되어 있어 한판의 승부는 어떠한 이변과 파란을 몰고 올지 모른다. 「태풍전야」의 숨막히는 고요 속에 거센 회오리바람을 일으킬 패권향방의 추이를 지난날 한국야구를 주름잡았던 김양중씨(전 광주서중 투수·현 기은 연희동예금 취급소장), 장태영씨(전 경남중 투수·현 상은 서무부 차장)와 대구야구의 신화를 창조한 서영무씨(전 경북고 감독·현 한양대 감독)등 3명의 정담으로 엮어 봤다.
▲장태영씨=한마디로 대통령배의 패권은 경남고와 대구 세, 그리고 상승세에 있는 호남 세와 서울의 보성고·휘문고 등에서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사실 대통령배 대회는 전국대회의 첫 뚜껑이라는 점에서 예측하기 어렵지만 현재로서는 4개 지역의 대결로 압축할 수밖에 없다. 이중에서도 강점이 있는 것은 모교이지만 경남고 라고 본다.
그것은 경남고는 투수 최동원이 있고 타력에 우경하라는 대형이 있어 투·타에「밸런스」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김양중씨=꼬집어 말한다면 경남고와 경북고의 대결로 예측된다.
그것은 두「팀」이 모두 전통의 명문이라는 점과 고교야구에서 전통의 개념은 절대 무시될 수 없기 때문이다.
모교인 광주일고는 1회전인 보성고와의 고비만 넘긴다면 4강까지는 쉽게 뛰어 오를 수 있다.
▲서영무씨=대통령배는 어느 지역「팀」보다 대구와 인연이 있다.
이런 점으로 대구 세의 우승을 확언 할 수 있고 대구선수들은 대통령배대회 만큼은 실력이전에 심리적으로 자신감에 넘쳐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 본다.
정상을 다투기까지에는 대구 세·부산 세, 군산상·광주일고 및 서울의 진성·휘문고 등의 각축전이겠지만 최후의 결판은 대구로 낙착될 것이다.
이것은 내가 10년 동안 대구에서 경북고와 대구상을 지도해 왔고 대통령배대회 8회 동안 7회를 우승한 자신감에서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장=어느 대회 건 가장 중요한 것은 첫 경기인데 경남고는 배문고와의 첫날「나이터」 로 대결이 되어 이 고비가 가장 힘 들것 같다.
그것은 경남고가「나이터」시설이 부산에 없어 경험이 없다는 약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다 배문고는「홈·그라운드」의 잇 점이 있고 과거 경북고를 무너뜨린 저력의「다크·호스」이기 때문이다. 경남고는「마운드」에 최동원이 있지만 1인에게만 의존하는 불안이 있고 타력도 1「게임」에 평균2∼3개의 장타력이 나오고 있지만 이런 평균실력이 발휘될지가 초점이다.
▲김=첫 경기가 중요한 것은 말할 것 없지만 경남고와 마찬가지로 광주일고가 보성고와 첫날 1회전에서 대결케 된 것은 잔인할 정도의 처절한 승부가 아닌가 싶다.
나는 직접 내려가서 광주일고를 봤지만 강만식 투수는 정말 일품이라고 극찬하고 싶다.
그런데다 광주일고 선수들이 작년 대통령배 대회 등 전국대회에 4번이나 출전하여 중앙무대에 충분한 경험을 쌓고 있어『「피크」의 해』를 맞은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보성고가 3년 동안 키워 온「팀웍」이 있고 타력이 평준화 되어 있어 사실상 광주일고-보성고 전은 서로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이다.
▲서=광주일고나 경남고·보성고에 비해 대구상·경북고는 추첨 운이 좋아 첫 고비를 쉽게 넘긴다고 느껴진다.
그러나 우승까지는 항상 대진 운을 얘기하기 전에 매「게임」을 최대 관문이라 생각해야 한다.
그것은 의외의 복병이 항상 도사리게 되어 있고 강적을 피해서 우승을 했다 하더라도 가벼운 마음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김=호남은 군산 상에만 의존해 오다가 작년부터 폭발적인 야구「붐」을 몰고 왔다.
현재 전북 2개·전남에 6개「팀」이나 있어 서울 다음으로 가장 많은「팀」수이다. 이것은 호남의 야구열풍을 말해 주고 있는데 이 열풍은 우승과 직결되는 지름길임이 분명하다. 그러고 보면 과거 내가 광주서중에서 활약한 후 26년이란 긴 세월이 흘렀다. 이 26년만에 흥분된 호남야구가 패권 밖으로 밀려 날수는 없는 것이 아닌가.
▲장=정말 균형과 판도변화는 자연섭리와 같은 것이다.
즉 대통령배가 대구에만 머무를 수 없다는 시간의 흐름이 다가 온 것이다. 그것은 각 「팀」의 실력평준화가 이를 말해 준다.
그런 점에서 어느 지방의 어떤 학교가 열을 많이 내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서=사실 내가 대구세의 우승을 장담했지만 지난 8년간「스코어·북」을 보면 광주일고·군산상·경남고등과 힘겨운 경기를 여러번 넘겼다.
그 중에서도 군산상고는「역전의 명수」라는 이름 그대로다. 군산 상은 한마디로 끈질긴「팀」이다. 또 전적이 이 끈질긴 점을 잘 말해 주고 있다.
군산 상 출신 선수들이, 현재 대학이나 실업에서 활약하고 있지만 끈질긴 맛을 계속 풍기고 있다.
이것이 전통이라는 점이다.
경북고는 군산상의 고비가 우승의 관건이고 대구상은 경남고와의 고비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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