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만 대장경 수호 이색불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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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매년 음력 3월10일이면 불교신도들이 8만 대장경 경 책을 머리에 이고 도는 이색적인 불사가 있어 화제-.
합천 해인사 특유의 불교행사이기도 한 이 불사는 올해로써 19회를 맞아 지난21일 전국 3천여 신도들이 모여 거행했다.
경 책을 이고 해인사 대웅전 앞뜰에 그려 놓은 해인 도를 도는 이 색다른 대장경 정대불사의 정식명칭은「8만 대장경 수호기도법회」.
당시 해인사 총무로 있던 영암스님 (본명 박기종)에 의해 1960년 처음으로 제정된 이 불사는 농지·임야 등 소유권확인소송에서 잇단 패소와 부채로 해인사가 존폐의 위기에 처했을 때 이를 구하기 위해 창안해 낸 것이었다.
법회는 전국에서 모인 신도들이 상오3시 화엄경 교리인 해인 삼매의 법문으로부터 시작, 3시간 동안의 예불, 죽은 사람의 영혼을 극락세계로 인도한다는 천도제의 불행을 마치고 8시부터 정책을 이고 해인 도를 한바퀴 돈후 법당에 들어가 기도와 축원을 하는 것으로 끝난다.
해인 도는 신라 고승 의상대사가 중국에 건너가 화엄경을 연구, 그 진리를 그림으로 그려 나타낸 도표다.
대장경 정대불사를 창안했던 영암스님(69·서울 대원정사)은『날씨가 알맞은 음력 3월10일을 택해 신도들의 기도의 힘과 성금으로 국보 8만 대장경을 지키겠다는 불심에서 시작한 것』이라고 제정취지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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