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8년 글로벌신약·의료기기 6개 개발 목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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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첨단의료복합단지(첨복단지)가 두 곳 있다. 글로벌신약·첨단의료기기 개발에 필요한 인프라를 집중해 대구와 오송에 조성됐다. 인구 고령화에 따라 의료산업이 차세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떠오르면서 국가 주도로 마련된 연구·개발단지다. 이중 대구경북첨복단지는 합성신약과 IT기반 의료기기 개발 및 연구를 진행한다.

 첨복단지의 사업 전반을 관장하는 곳은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단지 분양과 운영에서부터 연구개발 지원사업까지 모든 분야를 담당한다. 재단의 노력과 성과에 첨복단지의 성공 여부가 달린 셈이다.

 출발은 나쁘지 않다. 이미 3개의 국책연구기관과 10개의 제약·의료기기 기업을 유치했다. 이를 포함해 대학·협회까지 총 31개 기관과 공동연구 개발 및 연구과제 발굴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또 신약·의료기기 개발에 필수적이지만 민간이 구비하기 힘든 핵심시설인 4개 센터(신약개발지원센터·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실험동물센터·임상시험신약생산센터)를 지난해 11월 완공했다.

김유승 재단 이사장(사진)은 “이제 핵심인프라 구축의 준비기를 막 지나왔다”고 말했다. 건물을 짓고 시설을 준비하는 하드웨어 구축 단계를 마쳤다는 것. 그는 “올해부터 조성된 기반시설을 바탕으로 연구 및 기업지원 프로세스를 확립하고 연구성과 창출, 기술 개발을 활성화하는 단계에 진입한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앞으로가 ‘실행기’라고 강조했다. 암, 대사성·중추신경계 질환을 중심으로 하는 합성신약과 의료용 로봇 등 진단·치료기기 개발에 연구개발 지원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재단의 목표는 확고하다. 3년 이내에 14건의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40건의 시제품을 제작하는 것이 목표다. 나아가 2038년까지 국내 신약 10개, 의료기기 12개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세계 시장에 대한 목표도 뚜렷하다. 김 이사장은 “국내시장만이 아닌 세계시장을 겨냥해 실제 상업화가 가능한 성과 창출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38년에 글로벌신약 6개, 글로벌 의료기기 6개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며 “이를 위한 시스템 마련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재단은 현재 핵심연구지원센터에서 15개 연구개발지원사업 과제를 선정해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또 단지에 입주한 연구기관, 대학, 종합병원 등과 활발한 교류를 통해 유기적인 연구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조속한 상품화 촉진을 유도하는 기업 지원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김 이사장은 목표 달성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그는 “국내 제약·의료기기 산업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영역이라 인프라의 한계가 있었다”며 “우리나라 의료산업은 짧은 역사와 선진국과의 격차 등 불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커다란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첨복단지 조성으로 기반시설과 기술투자가 필요한 기업의 취약분야를 집중 지원하게 돼 의료산업을 수출주도의 혁신형 산업으로 체질을 개선했다”고 말했다.

 아직 과제는 남아있다. 첨복단지를 세계적 수준으로 발돋움하게 할 앵커기업 추가 유치가 필요하다. 2017년까지 예정대로 총 441명의 우수 연구인력을 확보하는 것도 과제다. 재정 자립화도 중요한 문제다. 김 이사장은 국가적인 관심과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장기적 안목에서 성과 창출을 위해 중앙정부를 비롯해 각계각층의 노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류장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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