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세 임창용, 시속 150㎞ … 뱀직구는 나이를 잊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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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미국 프로야구 스프링캠프에 참가하고 있는 임창용(38·시카고 컵스·사진)이 올 시즌 첫 실전 피칭을 마쳤다. 임창용은 2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메사의 컵스파크에서 열린 청백전에 등판했다. 선발 카일 핸드릭스에 이어 3회 초 두 번째 투수로 나서 1이닝 동안 3피안타·1탈삼진·1실점을 기록했다. 직구 최고 스피드는 시속 150㎞였다.

 첫 타자 존 베이커를 2루 땅볼로 가볍게 처리한 임창용은 루이스 발부에나에게 2루타, 주니어 레이크에게 단타를 맞고 첫 실점했다. 이어 스탈린 카스트로에게 내야안타를 내줘 위기에 몰렸지만 네이트 쉬어홀츠를 삼진, 라이언 로버츠를 땅볼로 잡아 냈다.

 임창용은 “컨트롤이 잘됐다. 지난해엔 볼넷이 많았는데 오늘은 볼넷이 없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임창용은 여섯 경기에 등판해 5이닝 동안 볼넷을 8개나 내줬다. 미끄러운 메이저리그 공인구에 적응하지 못한 탓이다.

 임창용은 지난해 12월 괌으로 개인훈련을 떠났다. 일찌감치 메이저리그 공인구를 던지며 적응훈련을 했다. 덕분에 이날 시즌 첫 피칭에서 투구수 19개 중 볼은 3개밖에 기록되지 않았다. 다만 임창용은 “변화구가 밋밋했다. 타자들이 마음놓고 치더라”라며 아쉬워했다.

 임창용의 시선은 메이저리그를 향하고 있지만 국내에선 그가 삼성에 복귀할 것이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 지난해 말 류중일(51) 삼성 감독이 “임창용을 만나보고 싶다”고 말한 게 시작이었다. 오승환(32·한신)이 일본으로 진출하며 생긴 삼성의 마무리 공백을 임창용으로 메우겠다는 뜻이었다. 2007년 말 임창용이 일본 야쿠르트와 계약하자 삼성은 그를 임의탈퇴 선수로 묶었다. 임창용이 국내로 돌아온다면 삼성에서 뛸 수밖에 없다.

 한 매체는 ‘임창용이 메이저리그 진출에 실패할 경우 삼성에 입단하기로 합의했다’고 지난 25일 보도했다. 계약조건이 3년 총액 30억원을 넘는다는 구체적인 사항도 포함돼 있었다. 이에 대해 임창용의 에이전트를 맡고 있는 김동욱 스포츠인텔리전스 대표는 “임창용의 삼성 복귀는 정해진 게 없다”고 반박했다. 임창용도 “컵스 불펜에 내가 들어갈 자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국내 복귀설을 부정했다.

 임창용에게 시간이 많지 않은 건 사실이다. 다음 달 열리는 시범경기 동안 릭 렌테리아(53) 컵스 감독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해야 한다. 시즌 중 컵스 불펜에 공백이 생긴다 해도 젊은 유망주에게 먼저 기회를 줄 가능성이 높다.

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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