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 공동관리 결정前 일부 은행 예금·대출 상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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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SK글로벌의 일부 채권은행이 채권단 공동관리 결정이 내려지기 전에 SK글로벌의 예금을 대출금과 상계하는 방식으로 일부 채권액을 회수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SK글로벌 주채권 은행인 하나은행 고위 관계자는 "SK글로벌 사태가 터진 지난 12일부터 19일까지 채권행사 유예조치가 내려졌지만 3~4개 은행에서 SK글로벌의 예금을 대출과 상계처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조만간 채권단 운영위원회를 소집, 이를 원상회복시키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신권도 "채무유예 조치는 은행 등 일부 채권단만 동의한 것이며 법적 효력도 없다"면서 "이 기간에 투신권의 기업어음 등에 대한 채권행사는 막으면서 일부 은행이 대출을 회수하는 것은 불공평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일부 은행은 SK사태가 불거지자 여신한도를 줄여나가는 과정에 일시적으로 한도가 넘어선 대출이 있다며 이를 채권행사 유예대상에서 제외해 달라는 요구까지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SK글로벌의 해외채권 중 만기 연장을 거부하거나 조기상환을 요구해 온 금액은 20일 현재 3억2천5백만달러인 것으로 집계돼 조기상환 압력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체 해외 빚(1조1천억원) 중 30% 정도가 국내 금융기관이 참여한 신디케이트론이어서 국내 금융기관이 동의하지 않는 한 이들 채권의 상환요구를 하기가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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