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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뮴」화의 한국 상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중금속 공해 중에서도 가정 처참한 해독을 끼치는 카드뮴이 국내산 농산물에서 검출되고있어 드디어 카드뮴 화의 한국 상 륙을 실증했다. 카드뮴이 식물을 통하여 인체에 들어가면 간장이나 신장 등에 축적되고 이것이 일정량이상 되면 처음에는 구토와 심한 복통·현기증 등을 일으키지만, 심한 .경우에는 신경통 비슷한 증상을 일으키고 마침내는 보행이 곤란해지고 수년 내지 십 수년 후에는 보행불능으로 되어 와병 하게 되며 자그마한 외력으로도 전신 각 소에 골절을 일으켜 동통 때문에「이따이이따이」(아프다)소리를 연발하게 되는 무서운 병을 일으키는 것이다.
일본에서「이따이이따이」병이라 불리는 이 무서운 병에는 전후만도 2백 명 이상이 걸렸으며 그중 1백30여명이 벌써 사망했을 정도로 가공할만한 공해병이다. 이러한 카드뮴 공해는 대체로 광산폐수의 처리 잘못으로 일어나는 것이 통례이다. 카드뮴은 전기도금에 쓰이며 합금으로 사용되고 댐 작업·페인트 및 플라스틱의 안료로도 사용된다.
따라서 이러한 카드뮴이 김포평야의 쌀에 0·035PPM이나 함유되고 있으며 16개 지방의 곡물·과일 등 농산물 5개중에서 0·005PPM이하의 흔적이 발견되었다는 것은 결코 심상히 넘겨 버릴 사태가 아닌 것이다.
카드뮴의 잠정허용치는 현미 1·0PPM, 정백미 0·9PPM, 수원 0·1PPM이기 때문에 아직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하겠다. 그러나 문제는 72년도에는 카드뮴 오염이 전혀 없던 지역에서 0·005PPM, 또는 0·035PPM이라도 함유되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카드뮴 공해에 대한 예방조치를 신속히 강구케 해야할 필요를 절실하게 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공해문제연구소의 조사에 의하면 한강 물을 직접 농업용수로 이용하고 있는 김포평야의 쌀에 카드뮴이 0·035PPM, 수은이 0·012PPM이 함유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한강 물조차 중금속에 오염되어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한강 물은 농업용수로만 이용되고 있는 것이 아니고 서울시민과 인천시민의 식수로도 이용되고 있기 때문에 중금속공해의 예방이 얼마나 시급한가는 재론의 필요가 없을 것이다.
현재 중금속을 촉매제 또는 원료로 사용하는 공장은 5백70여 개소가 있는데 그 중 1백11개소가 서울에 집중되어 있으며 카드뮴을 배출하고 있는 공장도 많다. 한 예를 들면 동신 화학의 경우 ℓ당 0·1㎎의 배출 허용기준량을 30배나 초과하고 있으나 공해방지시설이 잘 되어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서울시의 조사결과 이들 중금속 공해배출 예상업소의 16%인 18개 공장이 배출허용 한도를 크게 초과한 카드뮴·아연·동·연 등의 물질을 폐수로 흘려보내고 있다고 하니 공해무방비의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경희대 약대의 조사결과는 비교적 공해가 없는 지역의 농작물에서 카드뮴이 미량이나마 검출되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콩·옥수수·사과 등에서 미량의 카드뮴이 검출되었다는 것은 이대로 방치해 두었다가는 머지않아 전국의 농산물에서 카드뮴이 검출될 수 있다는 위험신호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것이 토양에 함유된 것이 아니고 새로운 농약이나 기타 배수에 의한 것이라고 볼 때 카드뮴을 포함한 농약의 규제는 물론 중금속 배출공장의 규제가 시급히 요망된다 하겠다.
일본에서 카드뮴에 의한「이따이이따이」병의 원인을 규명하는데는 14년이나 걸렸으며 그 동안 사망자만도 1백30여명이나 되고 소송도 3년이란 장기간에 걸친 오랜 심의 끝에 억대 이상의 피해보장을 물게 한 대표적 공해사건이었다. 일본에서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하여서도 정부는 중금속 공해의 예방에 지금부터 최선을 다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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