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점 많은 대단위 파출소 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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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서울시 전 경찰에 확대 실시하기 위한 예비 단계로 지난 4월부터 서울 남부 경찰서를 시범 「케이스」로 한 대단위 파출소 제가 예비기간 6개월 후의 분석 평가결과 문제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 서울시경은 확대 실시 계획을 보류키로 했다.
또한 남부 경찰서에 3개월 간의 실험 실시기한을 재연장, 보완 실시할 예정이다.
이 같은 결과는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김해동 교수가 지난 8월부터 2개월에 걸쳐 남부 경찰서 「대단위 파출소 제」를 실험 조사한 결과 현 단계로선 확대 실시는 어려우며 남부 서 자체도 보완 재연장 실시해야 할 것이라는 결론에 따른 것이다.
김 교수는 실험 조사결과 대단위 파출소를 운영하기 위한 제일 기본인 장비와 예산의 뒷받침이 전혀 고려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시 대상인 남부 경찰서 내 11개 파출소와 2개 파견 소에는 백차가 2대 뿐인데 이 적은 차를 이용, 3∼4개 파출소를 한 조로 묶어 교대로 이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 특히 민원사무 등의 사무 권한 대폭 이양에 따른 사무장비 역시 보완되지 않아 기본 사무장비인 「타이프 라이터」 1대도 없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특히 예산 면에서 S파출소의 경우 한달 경비가 15만여 원 드는데 도급 경비는 고작 5만여 원 뿐이라 나머지 10만여 원은 관내 주민이나 자문위원들에게 의존하므로 여기서 생기는 민폐 등의 부작용도 시정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수사 비와 겨울철 대비 월동비는 현 시점으로는 거의 책정이 없어 무리한 형편이라고 지적하며 이 같은 문제는 서울시경이나 치안 국이 남부 경찰서의 시범 「대단위 파출소 제」에 제도·예산 등의 지원을 전혀 고려하지 않아 인원만 파출소에 늘려놓고 경비는 본서 중심으로 짜여진 모순을 빚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대단위 파출소에 이양된 업무에 불합리한 것이 많아 전문적인 인·허가 사무까지 이양하는 등 부작용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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