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스포츠 수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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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북한「스포츠」는 「테헤란」에서 종목별 불균형으로, 특히 사격 등 금「메달」종목을 제외한 나머지 종목은 비교적 저 수준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금「메달」종목은 겨우 4개, 그리고 「메달」종목이 7개 종목에 불과했다는 사실은 우리나라가 8개 종목에 걸쳐 금「메달」을 차지했고「메달」종목이 13개 종목에 이른 점에 비추어 한국이 균형있게 「메달」을 딴데 비해 북한은 불균형하다고 풀이하지 않을 수가 없다.
더욱 북한이 얻은 15개 금「메달」중 사격이3분의2에 해당하는 10개, 그 외에 역도· 「복싱」·체조 등 4종목에서 금「메달」을. 땄고 나머지 11개 종목은 「메달」경쟁뿐 아니라 경기내용 면에서 「아시아」의 중간수준에서 오르내렸을 뿐이다.
실제로 사격만은 「아시아」정상임이 분명하다. 그밖에 여자체조는 금「메달」1개에 불과하다해도 중공 다음가는 비교적 높은 수준이었고 역도·「복싱」도 그런대로 상위권에 이른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나머지 종목은 높이 평가하기 어려웠다.
우선 축구·남녀농구와 여자배구 등 구기종목이 예상했던 것보다도 훨씬 미달되는 수준이다.
「런던·월드·컵」에서 크게 활약한 축구마저 「테헤란」에서는 그 면모를 보기 어려웠다.
「이라크」에 1점차로 패했고 「버마」와는 무승부며 「말레이지아」에 2-1로 패해 결국 4위를 차지했는데 그보다는 「게임」내용이 우선 「런던」대회보다 큰 차이가 있다.
「포워드」진의 뛰어난 돌파력도, 문전에서의 날카로운 「슛」도 없는 평범한 공격진이었고 수비진마저 한번 뚫렸다하면 그대로 위기를 맞는 불안의 연속이었다.
한국·일본·중공에 연패하여 「뭔헨·올림픽」동「메달」에 먹칠한 여자배구도 「팁·칼라」가 극히 단조로 왔다.
우선 주공 강옥순의 「스파이크」가 무디다는 것도「팀」전체에 큰 영향을 주었지만 수비가 약하고 또 속공「팀」이면서 속공다운 속공이 없었던 점, 이 4위로 내려앉게 된 가장 큰 원인이다.
수비가 약하기 때문에 속공으로 이어갈 수가 없었고 기껏 속공을 시도한다해도 상대방을 완전히 교란시키는 수준은 아니었다.
한편 남녀농구의 문제점은 「볼」을 지닌 채 「스톱」이 안된다는 점이다.
「슛」이 비교적 정확했고 작전의 변화는 많은 편이었지만 남녀 모두 속공으로 들어가다가 「스톱」이 안돼 그대로 「오펜스·파울」을 범한 것이 부지기수.
『출전여부를 놓고 한동안 망설이다가 선수들을 주섬주섬 모아왔다』는 어느 북한임원의 말처럼 훈련부족과 노화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여자배구와 여자농구는 30세 안팎의 노화된 선수기용으로 오히려 역효과를 보았다고 하겠다.
그밖에 비교적 높은 수준인 탁구마저 동「메달」2개에 불과하이 주력 박영순이 우리나라의 이에리사, 중공의 장립에 훨씬 밑도는 실력이며 수구를 포함한 다른 종목은 「메달」이 말해주는 것처럼 우리나라수준과 큰 차이가 있다.
「뭔헨·올림픽」에서 동「메달」1개를 딴 「레슬링」마저 동「메달」1개로 끝났고 육상 역시 간신히 동「메달」1개, 나머지 종목가운데 「배드민턴」·「사이클」·「펜싱」등은 이제 보급단계로 보아 틀림이 없다.
북한은 이같이 거의 모든 종목에 걸친 부진속에 「스포츠」외교면에서도 한차원 낮았다.
「복싱」경기장의 난동사건도 그러했고 역도 김중일의 약물사건이 튀어나오자 지나친 항의로 오히려 「트러블메이커」로 낙인만 찍혔다.
그리고 경기장에서나 선수촌의 태도도 극히 단조로울 뿐이었다.
『앞으로 보다 많은 국제교류로 기술과 함께 몸가짐도 배워야겠다』는 어느 솔직한 북한기자의 말처럼 앞으로 북한 「스포츠」도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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