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리'탄생시킨 윌머트, 황우석 교수에 "루게릭병 함께 연구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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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의 복제양 '돌리'를 탄생시킨 영국 스코틀랜드 로슬린 연구소의 이언 윌머트(60) 박사가 서울대 황우석(수의대) 교수에게 복제 배아 줄기세포를 이용한 유전병 치료에 관한 연구를 공동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황 교수의 초청으로 4일 한국을 찾은 윌머트 박사는 6일 서울대에서 강연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인간의 복제 배아 줄기세포를 이용, 난치병을 극복하기 위해선 국제적 공조가 절실하다"며 "이 분야의 공동 연구를 황 교수에게 제안했다"고 말했다.

윌머트 박사가 관심을 갖는 분야는 '루게릭병'으로 알려진 '운동신경원성질환(MND)'의 발병 원인과 치료법을 밝혀내는 것. 이를 위해 이미 영국엔 이 연구에 참여할 저명한 신경생물학자 등을 확보해 둔 상태다.

그는 "현재 영국에서만 매년 1000명 이상이 사지의 근육이 점점 위축돼 가는 루게릭병으로 고통받고 있지만, 현재 의학기술로는 죽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며 "복제 배아 줄기세포로 치료법을 개발할 가능성이 큰 병이라 첫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황 교수는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나 다른 국내 연구팀 및 정부와 협의를 거쳐야 할 것"이라며 "오는 5월 영국 에든버러에서 열리는 '한-스코틀랜드 보건산업 심포지엄'에 참석, 윌머트 박사 연구팀을 만나 구체안을 논의한 뒤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김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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