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학계의 반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와다나베」<도변학·「무사시」(무장)대학 교수·잡지 「한」의 편집자>=어느 쪽에도 충성심을 갖지 않게 된 50% 유대인화한 재일 한국인이 나타나고 있다. 남북한과 일본에 대해 모두 비판적인 정신분열증적인 「그룹」이 형성돼가고 있으며 문세광도 그러한 사람의 하나인 것 같다. 원인은 일본의 식민통치 사회정세 등에 책임이 있다.
2차 대전 때 일본인 2세들은 미군으로서 「유럽」에서 용감히 싸우는 자기네 나름의 충성심을 갖고 있었다. 재일 한국인이 사실상 나라 없는 사람과 같은 의식을 갖게 된 것은 한국 측의 이들에 대한 기민적 생각에도 원인이 있으며 일본이 이들을 냉대한데도 책임이 있다.
이번 사건은 이른바 「황국좌익」 즉 일본인이 일본의 사정을 바탕으로 자기의 권리를 주장하는 특히 좌익적 방법으로 주장하는 「그룹」을 배경으로 한 제2의 민비 사건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한·일 양국정부는 이러한 사건이 생기게 된 현재의 상황을 철저히 음미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자기소신의 실현을 위해 투쟁하는 것은 좋으나 이를 외국에까지 수출하는 것은 곤란하다. 재일 한국인이 충성심을 발휘할 조국을 갖지 못하게 한 책임은 한반도에도 있다.
▲「스즈끼」(영목무수·명치대 조교수·평론가)=매우 유감스러운 사건이다. 그나마 다행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범인이 일본인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국 측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한·일 관계도 악화될 우려가 있다. 일본인 일반은 한국에서의 자유가 일본보다 적다는 인식을 갖고 있으며 이러한 일본인의 한국관을 조금이나마 시정되게 하는 한국 측의 노력이 있기를 기대한다.
이런 점에 대한 일본인의 한국관이 바뀌어진다면 한·일 관계는 계속될 수도 있을 것이다. 문세광과 같은 자가 나타난 것은 한국 정부에 대한 비판 「무드」에 겹쳐 현 일본사회의 재일 한국인에 대한 차별로 해서 형성된 특이한 성격 때문이다.
은행융자를 받기 어렵고 정규취업이 어려워 청소부 등과 같은 제한된 직종에 종사해야하는 형편에서는 초조감과 불안감에 사로잡히게 마련이다. 한국 측이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진 일본 안에서의 반정부활동을 규제하는 것은 일본 안의 정치정세 등으로 봐서 매우 어려운 일이며 따라서 한국은 이런 점보다도 재일 한국인에 대한 일본 안의 차별경향을 시정하도록 강력히 요구할 필요가 있다.
▲사또·가쓰미(좌등방이·잡지 조선연구 편집책임자·박종섭군을 지원하는 모임 고문)=대국의식을 갖고 배외적인 일본의 대한 자세와 한국은 일본을 잘 이해치 못하고 있는 경향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더욱 확대될 우려가 있다는 점에 위기감을 느낀다. 특히 양국 국민간의 우호 및 상호 이해관계에 금이 갈 우려가 있다는 점을 가장 가슴아프게 생각한다.
일본측은 대외차별에 대한 책임을 져야할 것이며 한국 측은 일본의 정치풍토를 비난하는 것이 그 나름의 일면의 진실성을 갖는 것이기는 하나 그보다는 재일 한인으로서 긍지를 갖고 살아갈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되게 힘써야 할 것이다. 예컨대 조직적인 재일 교포 교육을 실시하지 못한 점등도 시정되어야할 것이다.
양국은 이런 점들을 쌍방의 책임으로 시정하는데 노력해야할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