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비자금' 12억 또 찾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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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대검 중수부는 노태우(73) 전 대통령이 부인 김옥숙씨의 이름으로 시중 은행에 숨겨놓은 비자금 11억9900만원을 추가로 찾아내 추징했다고 6일 밝혔다.

1997년 대법원에서 확정된 노씨의 추징금은 2628억9600만원이며, 이 중 2109억9596만원(추징액의 80%)이 환수됐고 519억여원이 남은 상태다.

검찰은 지난달 29일 가명계좌에 숨겨진 노씨 비자금 73억여원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10억여원대의 뭉칫돈이 별도로 은닉된 사실을 추가로 포착했다. 이어 노씨 측 재산 관리인 등을 소환조사한 결과 노씨의 부인 김씨 명의로 된 시중은행의 계좌 두 곳에 각각 6억여원과 5억여원이 입금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문제의 돈은 2002년 1월과 지난해 5월 각각 현금으로 입금된 이후 입.출금 사실이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노씨 측은 검찰의 서면조사에서 "가족들이 모은 돈을 김씨의 이름으로 맡긴 것이지만 미납 추징액이 있는 만큼 전액 납부하겠다"고 소명했다. 이번에 추징된 돈은 노씨의 명의가 아닌 만큼 추징을 피할 수 있었다. 과거 전두환(74)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씨 명의로 된 예금도 이런 방식으로 추징을 피했다. 결국 노씨 측이 순순히 응한 데는 자금의 출처에 대해 밝히지 못할 사정이 있는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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