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란트」 서독 수상 전격 사임-각국의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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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빌리·브란트」 서독 수상이 7일 「귄터·길라우메」 간첩 사건에 인책, 전격 사임한데 대한 각국의 표정은 다음과 같다. <외신 종합>
▲미국=「브란트」 서독 수상의 사임은 이미 곤경에 처해 있는 「닉슨」 대통령의 위치를 더욱 약화시킬 것이라고 이곳 정계에서 믿고 있다.
대부분의 미국인이 「브란트」의 사임이 대해 보인 첫 반응은 「브란트」의 사임이야말로 명예가 위태로와진 정치인이 행동한 본보기라는 것이다.
그들은 「워터게이트」 사건에 비하면 사소한 문제에 속하는 첩보 사건으로 「브란트」가 사임했기 때문에 이 두 사건이 이루는 대조는 「닉슨」을 더욱 괴롭히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정계 「업저버」들은 「브란트」의 수상직 이양이 서독의 안정을 위협하지 않는 가운데 진통 없이 행해지고 있는 사실이 「닉슨」 대통령의 입장에 더욱 심각한 영향을 일으킨다고 생각하고 있다.
▲소련=「빌리·브란트」 서독 수상의 사임은 현재 여러 가지 문제와 난관에 직면해 있는 소련 공산당 서기장 「레오니드·브레즈네프」에게는 매우 심각한 타격이 되고 있다고 이곳 외교 소식통들은 믿고 있다.
「빌리·브란트」 수상은 고 「조르지·퐁피두」 「프랑스」 대통령 및 「리처드·닉슨」 미 대통령과 함께 「브레즈네프」와 강력한 관계를 맺었을 뿐 아니라 그의 대 서방 화해 정책에 기반이 되어 주었던 것이다.
게다가 「브란트」 실각이 다름 아닌 공산 측을 위한 간첩 사건에 기인한 점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이다.
「브레즈네프」 입장에서 볼 때 그에게 없어서는 안될 서방 「파트너」 2명이 사라진 셈이며 나머지 한명인 「닉슨」 대통령마저도 탄핵 위협을 받고 있는 터이다.
▲동독=동독은 「빌리·브란트」 서독 수상의 사임에 대해 처음으로 논평, 「브란트」 수상의 사임은 서독 국내의 문제로서 새로운 서독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서독 관계 정상화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동독 관영 ADN 통신은 동독 외무성 대변인의 말을 인용, 동독은 항상 「브란트」 수상이 추구해온 현실적인 정책들을 높이 평가해 왔다고 전했다.
동독 외무성 대변인은 이같은 현실적인 정책들이 동·서독간의 관계 정상화 등 「유럽」의 긴장 완화에 크게 기여했다고 지적하고 『새로운 서독 정부가 이미 체결된 각종 조약들의 실현에 건설적으로 기여함으로써 「유럽」의 평화와 안보에 기여할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영국=노동당 정부는 영국의 EC (구공체) 가입 조건 재협상을 앞두고 「브란트」 수상이 사임케 된데 경악을 표명하고 장차 서구 동맹 관계가 상당히 뒤흔들릴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프랑스=오는 19일의 제2차 결선 투표에서 어쩌면 대통령에 당선될지도 모르는 「프랑솨·미테랑」 사회 당수는 「브란트」 수상의 사민당에 전문을 발송, 수상이 「스파이」 사건에 인책, 사임함으로써 커다란 교훈을 남겼다고 그의 공적을 찬양했다.
또 「미테랑」 후보와 겨룰 「발레리·지스카르-데스텡」 후보도 「브란트」 수상의 「유럽」 단결 노력을 찬양하고 1980년까지 서구 정치 동맹을 결성하려는 「브란트」 수상의 노력이 그의 사임으로 큰 타격을 받을 위험에 직면했다고 우려했다.
▲일본=「브란트」 수상이 국민 대다수의 지지를 물리치고 사임한데 놀라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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